오메가 마스터스 열리는 시에르GC
100년 넘은 크랑 몬타나의 명문 코스

크랑 몬타나의 고급 산악리조트와 알프스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자리한 시에르 골프클럽의 세베리아노 발레스테로스 코스. 오메가 마스터스가 개최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크랑 몬타나의 고급 산악리조트와 알프스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자리한 시에르 골프클럽의 세베리아노 발레스테로스 코스. 오메가 마스터스가 개최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크랑 몬타나(Crans-Montana)는 스위스 남부 발레주의 고급 산악 휴양지다.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예쁜 마을은 스키와 하이킹, 온천 등 자연과 휴식을 찾아 여행 오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크랑 몬타나는 골퍼들에게도 매우 반갑고 익숙한 휴양지다. 크랑 몬타나에는 유러피언투어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인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가 열리는 시에르(Sierre) 골프클럽이 있다.


1906년에 처음 문을 열어 100년의 역사를 훌쩍 넘긴 시에르 골프클럽은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대회가 개최되는 세베리아노 발레스테로스(Severiano Ballesteros) 코스를 비롯해 9홀의 잭니클라우스 코스와 비기너를 위한 파3 골프 코스 등 총 4개의 코스를 갖추고 있다. 오메가 마스터스는 올해도 9월6일부터 9일까지 개최됐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매튜 피츠피트릭이 유러피언투어 시즌 첫승과 통산 5승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왕정훈 프로가 7월 ‘포르셰 오픈’ 이후 약 2달만에 TOP 20 진입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9월9일 막을 내린 오메가 마스터스 대회의 리더보드
지난 9월9일 막을 내린 오메가 마스터스 대회의 리더보드

 

시에르GC는 눈이 먼저 행복해지는 골프장이다. 론 골짜기가 내려다 보이는 1,500m 높이의 고원에 마련된 탁 트인 티박스에 서면 마테호른에서 몽블랑까지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병풍처럼 만날 수 있다. 브리티시 오픈 등에서 우승한 바 있는 유명 골퍼 ‘세베리아노 발레스테로스'의 이름을 딴 18홀 코스는 파70, 6,848야드로 그리 길지 않지만 오메가 마스터스가 개최되는 코스답게 정교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때로는 숲 속을 산책하는 듯 편안하다가도 골짜기를 넘어야 하고 아기자기한 연못도 지나야 한다. 카트를 타면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트롤리를 끌고 느긋하게 골프와 알프스의 자연을 느낀다.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 코스도 여러 골프 잡지에서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9홀 코스로 소개할 정도로 빼어난 레이아웃을 자랑한다. 

소박하지만 정겨움 가득한 클럽 하우스
소박하지만 정겨움 가득한 클럽 하우스

골프장은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변하는데 이렇게 굵직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코스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유럽의 많은 골프장이 그렇듯 클럽하우스나 시설 자체가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클럽하우스와 락커룸은 으리으리한 한국의 골프 클럽과 비교하면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여 담소를 나누는 골퍼들의 표정은 편안하고 행복하기만 하다.    

트롤리를 끌고 천천히 라운드를 하면 골프장의 진가를 더욱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트롤리를 끌고 천천히 라운드를 하면 골프장의 진가를 더욱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권위있는 대회가 열리는 유서 깊은 골프장에서 웅장한 자연을 갤러리 삼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행운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귀하다. 고지대에 만들어진 골프장이다 보니 골프장이 운영되는 기간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겨울에는 스키어에게 잠시 양보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개장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6월부터 10월까지 라운드가 가능하고 7월18일부터 9월18일이 최고 성수기로 구분된다. www.golfcrans.ch 

 

스위스 크랑몬타나 글·사진=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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