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2016년 1월 신년기획으로 현장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여행인 100인에게 여행산업의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당시 100명의 실무자들은 여행산업과 자사의 전망을 살피고 위기·기회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했다. 다수의 여행사들이 기회 요인으로 ‘자유여행의 증가’를 꼽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자유여행의 증가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니치 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테마상품이나 실속상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눈에 띄었다. 불과 2~3년 전이지만 실제로 그 당시 각 여행사들은 자유여행객들이 주로 구매하는 입장권·패스·현지투어와 같은 단품 플랫폼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지금은 어떨까? 이번에도 여행사와 랜드사의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여행시장 전망을 짚었는데, 꽤 재밌는 결과가 나왔다. ‘자유여행의 증가’를 두고 전체 응답자 중 29.5%는 기회요인으로, 42.6%는 위기요인으로 선택한 것이다. 자유여행의 증가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지만, 불안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더 많아 보인다. 골프나 허니문, 성지순례 등 전문여행사들 마저도 손님들이 직접 예약하고 점점 여행사를 찾지 않는 것 같다는 푸념을 털어놓는걸 보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더 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실무진들은 내년도 여행시장 키워드로 ‘자유여행’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단순히 키워드를 제시한 것뿐이라 긍정적인지 부정적인 의미인지 파악하긴 어렵다. 항공사의 직판 강화는 거세지고 국내 법률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운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도 물론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자유여행객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공유숙박이며 배달, 택시투어, 액티비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여행사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여행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지 않은가. 여행과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여행사라는 원초적인 사전적 정의를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보면 해법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유여행도 어쨌든 여행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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