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300억원… 투어·티켓이 견인
파트너사에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관건
IT 개발 인력 확충… 글로벌화는 ‘아직’

마이리얼트립이 지난 7일 알토스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미래에셋-네이버펀드로부터 170억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은 300억원에 달한다. 해외여행 투어·티켓 플랫폼에서 숙박과 항공 서비스까지 확장하면서 지난해 연간 거래액 1,3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자유여행을 위한 전문 플랫폼으로 폭풍 성장 중인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를 만나 올해 계획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항공권 판매 강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숙소·투어·티켓 등 2차적인 교차 판매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항공권 판매 강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숙소·투어·티켓 등 2차적인 교차 판매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마이리얼트립의 성장을 이끈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2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만 7주년이다. 돌아보면 마이리얼트립의 성장 곡선은 서비스 시작 후 5년과 지난 2년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정도의 성장률은 사실 평이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의 거래액은 마치 J 커브 효과처럼 급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외부적으로는 출국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여행 시장의 파이가 커진 효과였다.

2012년과 2018년의 출국자수는 각각 약 1,350만명, 2,850만명(추정치)으로 7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자유여행시장의 볼륨이 커지면서 투어와 티켓이 필요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일단 외부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좋았다. 내부적으로는 훌륭한 인력 확대가 핵심이었다. 특히 개발, 디자인,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한 IT 분야의 인력을 많이 보강했다. 현재 IT 분야 직원은 30명 이상으로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그 밖에도 숙박과 항공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면서 자유여행 전문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성과는 어땠나


2018년 마이리얼트립의 연간 거래액은 1,300억원을 돌파했다. 정확한 매출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약 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투어·티켓이 약 1,050억원으로 여전히 강세다. 


-단품 OTA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한국 시장에 진입한 글로벌 단품 OTA의 성장도 가파르다. 이에 따라 파트너사와의 제휴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파트너사에 대한 수수료 정책이나 협업 마케팅 등의 계획은 무엇인가 


모든 상품을 직거래하는 것이 상품 가격이나 수익 면에서 건강한 구조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상품을 모두 직거래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만큼 중간 거래처를 통해 상품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직거래로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거래처 간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아무리 직거래를 해도 거래처를 통한 구매가 더 저렴한 경우도 있어 거래 관리는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거래처와의 관계 유지는 물론 직거래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은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판단하며 관리하고 있다. 현재 마이리얼트립과 거래 중인 파트너사는 약 2,300여 곳이다. 

현재 투어 상품의 수수료는 20%로 고정돼 있다. 티켓의 경우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는데 평균으로 계산하면 9.7% 정도다. 사실 파트너사가 마이리얼트립을 비롯한 플랫폼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 수수료는 그 다음 문제다. 얼마나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한곳에서 충분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면에서 안정적인 판매가 이루어지는 힘이 강한 플랫폼이라고 자부한다. 


-지난해 항공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항공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어떤 판매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 


항공권 판매는 궁극적으로 마이리얼트립의 핵심인 투어·티켓 판매를 더욱 효과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다. 우선 곧 스카이스캐너와 항공권by카카오 메타 서치 플랫폼에 입점할 예정이며, 네이버와도 입점 논의 중에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메타 서치 플랫폼에서 항공권 검색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낮은 가격으로 상단에 노출할 계획이다. 할인으로 손실된 금액은 광고 마케팅 비용으로 여긴다. 이유가 있다. 소비자들이 항공권을 구매하면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여행 날짜와 기간, 인원 그리고 이코노미 클래스인지 비즈니스 클래스인지에 따라 여행의 결이 달라진다. 예컨대 비즈니스 클래스 구입자에게 3성급 호텔이나 교통패스를 추천하는 것보다 5성급 호텔 또는 프라이빗 밴을 추천하는 것이 더욱 와 닿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항공권 구매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2차적으로 구매하게 될 숙소와 투어·티켓에서 보다 확실한 타깃 마케팅을 통해 교차 판매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즉, 항공권 메타서치 플랫폼을 광고 마케팅 플랫폼으로 여기고 확보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단품 OTA로 이끌 계획은 없나. 장기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을 유통하는 IT 회사’로 정의하고 있다. 앞으로 IT 분야에 대한 인력 보강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지금도 거의 전 부서가 채용 공고 중에 있다. 업계에서 역량 있는 분들의 지원을 환영한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의 회원수는 160만명으로 2년 안에 60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화에 대해서는 아직 섣부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장에서 어떤 무기로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충분해야 한다. 어설프게 확장하고 싶지는 않다. 글로벌화는 우선 한국 시장에서 마이리얼트립이 끄떡없을 정도의 우위를 선점한 이후에 생각할 일이다. 글로벌 OTA 보다 한국 시장을 더 잘 이해하는 마이리얼트립만의 경쟁력으로 승산은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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