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현지에서 신기종 도입 행사 개최
‘낮은 가격, 높은 가치’ 집중해 고속 성장
필리핀 최대 항공사로…운송 목표 2억명

세부퍼시픽항공이 올해 12대의 신형 항공기를 도입한다. 지난 1월3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올해의 첫 신형 항공기인 A321neo 도입을 기념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더 많은 승객을, 더 많은 목적지로 송객하겠다는 세부퍼시픽의 야심찬 계획도 공개됐다. 2017년 1억5,000만명을 송객했던 세부퍼시픽은 2020년, 2억명 송객을 목표로 잡았다. <편집자주>

A321neo는 ‘New Engine Option’ 즉, 신형 엔진을 장착한 버전을 의미한다. 기존 에어버스의 베스트셀링 중단거리 여객기인 A320의 동체를 늘려 좌석수를 늘렸다 세부퍼시픽항공
A321neo는 ‘New Engine Option’ 즉, 신형 엔진을 장착한 버전을 의미한다. 기존 에어버스의 베스트셀링 중단거리 여객기인 A320의 동체를 늘려 좌석수를 늘렸다 ⓒ세부퍼시픽항공

 

●중거리 취항노선 확대 본격화


항공사의 행사인지 제작사의 행사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마닐라 마가티 샹그릴라 호텔 볼룸에서 열린 필리핀 최대 항공사 세부퍼시픽항공의 에어버스 A321neo 도입 행사 분위기 얘기다. 참석자들의 면모가 예사롭지 않다. 세부퍼시픽의 랜스 고콩웨이(Lance Gokongwei) 대표와 주요 임원들은 물론 장 프랑소와 라발(Jean Francois Laval) 에어버스 아시아태평양 세일즈의 부사장을 비롯한 에어버스의 고위급 임원 그리고 프랑스 등 관련 유럽국가의 주필리핀 대사 등이 모두 참석했다. 에어버스에서 이 기종의 판매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부퍼시픽항공(Cebu Pacific Air)은 1996년 3월에 ‘낮은 가격, 높은 가치’ 전략으로 항공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탑승객이 1억5,000만명을 넘어서며 기존 국적사를 제치고 필리핀 최대 국적항공사로 떠올랐다. 단순히 운임이 저렴한 저비용항공사라고만 하기엔 성장전략이 공격적이고 원대하다. 점차 취항노선을 확대하고 폭증하는 탑승객수에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 세부퍼시픽에게 A321neo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기종이었다. 올해에만 12대의 신형 비행기가 거의 매달 1대씩 들어오는데 그중 6대가 A321neo다. 


A321neo는 ‘New Engine Option’ 즉, 신형 엔진을 장착한 버전을 의미한다. 기존 에어버스의 베스트셀링 중단거리 여객기인 A320의 동체를 늘려 좌석수를 늘렸다. 당연히 엔진의 힘과 연비, 그리고 최근 이슈인 환경문제까지 고려해 개선한 신형 엔진을 장착한 기종이다. 현재 보잉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에어버스는 중장거리 분야에서는 A330과 A350 vs B787과 B777, 중단거리에서는 A321neo vs B737 Max 경쟁 구도를 갖고 있다. 이중 A321neo가 포함된 중단거리 기종은 실질적인 판매 수량과 수익을 가져다 주는 모델이다. 경쟁의 치열함은 말할 것도 없다. 자동차에서도 그랜저가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실제로는 판매수가 훨씬 많고 대중적인 아반테급 전후의 차량이 회사 매출에 가장 중요한 것과 같다. 특히, 단거리 위주로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보통 기종도 단일화해 비용을 줄이기 때문에 그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 그 선두에 선 항공사 중 하나가 바로 세부퍼시픽이다.


세부퍼시픽이 A321neo에 관심을 집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여행 분야의 추세 및 환경에 있다. 급성장한 저비용항공사들과 함께 폭등한 항공여행 수요로 인해 새삼 비행기의 좌석수와 연비가 중요해졌다. 한정된 항공편수(공항 슬롯)로 늘어난 승객수에 대응해야 하고 또 저비용항공사도 점차 취항 노선이 장거리화 되는 추세다. 그러니 좀 더 많이 태우고 좀 더 멀리 가되 연비는 좋은 비행기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물론 깐깐해진 승객들의 최신 비행기 선호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추세에 기술의 발달이 합쳐져 점차 비행기 등급 간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단거리 기종이 적은 좌석수와 짧은 비행거리를 의미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그래서 필요한 기종이 바로 A321neo인 것이다.

 

●Interview 
마이클 슈츠 Michael B. Szucs 최고경영고문 CEA
“호주·중동 보강, 한국 지방도 관심”

-‘최저 가격에 만족스러운 서비스’ 균형·안전 중요 


영국 출신의 마이크 슈츠 최고경영고문(CEA)은 2016년 2월부터 세부퍼시픽에 영입됐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항공공학 분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영국항공, 이지젯 등 주요 항공사에서의 경력이 풍부하다. 그는 26년 간 쌓은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세부퍼시픽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마이클 슈츠 Michael B. Szucs 최고경영고문 CEA

-세부 퍼시픽의 급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는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항공사다. 더 많은 항공편 빈도로 더 많은 취항지와 노선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최저가격과 만족스러운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가격이 낮다고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부퍼시픽은 원활한 운항과 안전을 위해 신형 항공기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오늘 행사가 바로 그것을 보여주는 자리다. 현재 보유 항공기 평균 기령은 5년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저비용항공사의 제한된 인프라가 성장에 한계를 두진 않는지, 예를 들면 정비 부문?

세부퍼시픽은 오래전 구형 항공기(DC-9, B757 등)를 교체하면서 에어버스 기종으로 단일화 했다. 잘 아시다시피 기존 운용기종과의 연계성 등에서도 유리하고, 조종사들이 신기종에 빨리 적응할 수 있어 안전운항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정비 부문에 있어서는 자체적으로 싱가포르항공과의 조인트벤처(SIG Engineering Philippines)를 설립해 우수한 수준의 항공기 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저비용항공사로서는 드물게 운송 능력과 효율이 뛰어난 대형 기종인 A330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우리를 단순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하는 요소다. 


-향후 계획 및 한국 시장에 대한 확대는?

중장거리용 기종인 A330을 활용하여 호주, 중동 등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보강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탑승객 2억 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 중 하나인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현재는 인천 중심으로 취항 중이지만 다른 지방 도시로의 노선 확대도 적극 검토 대상이다. 
 

▶A321neo 
기존 A320보다 56석 많은(31%) 236석 규모의 에어버스의 중단거리 여객기. 7시간의 비행  혹은 5,000km거리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도, 러시아, 일본 북부 그리고 호주 주요 도시로의 운항이 가능하다. 

▶세부 퍼시픽 항공 Cebu Pacific Air
필리핀에서 가장 큰 항공사로 필리핀 내에서 더 많은 항공편과 취항지에 대한 운항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현재 아시아, 호주, 중동, 미국 등을 대상으로 107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해외 26개, 국내선 36개 취항지와 다양한 운항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으며, 클락, 다바오, 칼리보, 세부, 일로일로, 마닐라 및 카가얀데오로 같은 7개의 전략적인 허브 공항을 운항하고 있다. 최근 상용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과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리워드 프로그램인 ‘GetGo’를 발표했다. 
현재 총 52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이며 2022년까지 31대의 A321neo와 5대의 A320neo, 그리고 ATR 72-600 4대를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웹사이트  www.cebupacificair.com 


필리핀 마닐라=글·사진 유호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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