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산업 발전 토대 닦은 50년 역사
새로운 100년 내다보는 ‘비전 2023’ 전략 수립
글로벌경쟁·시장환경변화에 능동적 대응 방침

1969년 3월1일, 항공기 8대를 보유한 아시아의 작은 항공사로 대한항공이 출범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재, 대한항공은 44개국 124개 도시를 누비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 로 부상했다. 대한항공 한국지역본부 채종훈 본부장을 만나 대한항공 50년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채종훈 본부장은 선도항공사의 역할을 다해 우리나라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채종훈 본부장은 선도항공사의 역할을 다해 우리나라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반세기를 이끌어 왔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의미가 깊을 것 같다. 


모든 선도 기업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대한항공 역시 우리나라 한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1969년 조중훈 선대 회장께서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뒤 조종사를 비롯해 항공전문가, 시스템 등 모든 게 열악한 상황에서 한국 항공산업의 기초를 다졌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현재의 규모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자 터전이 된 것은 물론이다. 선도기업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여러 어려움도 있지만 앞으로도 그 길을 묵묵히 걸을 것이다. 


-대한항공이 지금의 발전을 거둘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한항공 설립 이후 50년간의 대한항공을 있게 한 첫 번째 사건은 첫 태평양 노선 횡단일 것이다. 선대 회장께서 미국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1971년 1월 태평양 노선 취항권을 얻어냈고, 대한항공공사 인수 이후 단 2년 만인 1971년 4월 서울-도쿄-로스앤젤레스 정기 화물 노선을 최초로 개설했다. 이후 꾸준한 준비 끝에 1년 후인 1972년 4월 서울-도쿄-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 여객 노선에도 첫 취항했다. 당시 호놀룰루공항은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국적항공기의 취항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교민들로 가득했고, 모두들 대한항공 항공기를 보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대한항공을 한 단계 더 도약하게 한 다른 계기는 바로 대한항공 주도로 2000년 6월 글로벌 얼라이언스인 ‘스카이팀(Sky Team)’을 창립한 일이다. 현재 스카이팀은 19개 회원항공사가 세계 1,150개 취항 도시로 다양한 비행편과 연결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8년 1월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으로 스카이팀 항공사 간 공동서비스와 환승 등 이용 편의성이 더욱 강화됐다. 2018년 5월에는 스카이팀 회원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DL)과 조인트벤처 협력을 개시해 미주-아시아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게 됐다.


-FSC(Full Service Carrier)는 물론 LCC(Low Cost Carrier)와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한항공만의 중장기적인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대한항공은 50년을 넘어 100년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 2023’ 경영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우선 여객 부문에서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기반으로 미주-아시아 네트워크를 계속 확장하는 동시에 유럽 및 동남아 중장거리 신규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화물 부문의 경우, 베트남과 인도, 중남미 등 신성장 시장 노선을 개발하는 동시에 의약품과 신선 화물 등 고수익 상품 판매로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항공우주사업 부문에서는 민항기 제조 부문 신기술을 개발하고 무인기를 양산할 것이다. 기내식 및 기내판매 부문 역시 고객 선호 메뉴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내부에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안정위원회를 두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5년 뒤인 2023년까지 매출은 연평균 5.1% 신장시켜 16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 수준에서 1조7,000억원까지 확대해 영업이익률을 5.6%에서 10.6%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최초로 외항사와 조인트벤처를 시작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이후 달라진 점과 성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항공사간 조인트 벤처는 두 개 이상의 항공사가 마치 한 회사와 같이 출도착 시간 및 운항편 조정을 통해 스케줄을 최적화하고 공동전략을 수립해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이에 따른 재무성과를 공유하는 가장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간 조인트벤처로 양사의 코드셰어가 확장돼 미국내 290개 도시로 더욱 편리한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추가로 2019년 4월2일 미니애폴리스(델타항공), 4월12일 보스턴(대한항공) 신규 취항으로 더 많은 미주행 직항편을 운항하게 됐다. 양사가 함께 운항 중인 애틀랜타·시애틀 노선은 양사가 시간대를 분리해 스케줄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게 됐다. 이런 스케줄 경쟁력 강화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공동계약도 확대하고 있다. 조인트벤처 시행으로 양사간 환승시간이 줄어들고, 일원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승객 혜택이 확대됨에 따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용해 경유하는 환승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대될 전망이다. 이는 이미 미주발 인천공항 환승 동남아행 승객의 증가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환승 수요를 지속 확대해 인천공항이 동북아 핵심 허브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


-B2C 시장에서 플랫폼(메타서치 등)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직판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항공권 판매 채널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이 궁금하다. 


최근 여행 트렌드나 고객의 구매 패턴은 예측이 불가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개별 여행 증가나 인터넷·모바일 구매 증가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기존 여행사의 메타서치 등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 활성화로 여행사간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으며, 글로벌 OTA 등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로 인해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변화될지 더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는 결국 사용자 편의성 증대의 일환이며 고객의 편의성과 이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여행사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한항공 역시 특정 채널을 염두에 둔 정책이 아닌, 고객 편의 증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홈페이지와 모바일 등 직판 채널의 사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이런 방향으로 변화하는 업계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차원의 NDC 도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일부 외항사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적사의 움직임이 없으면 NDC 도입과 정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NDC에 대한 대한항공의 입장은 어떤가.


대한항공도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 중심의 항공편 조회를 지원하기 위해 NDC 적용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 GDS와의 계약 관계와 NDC가 지원되는 환경에서 고객 및 여행사가 누릴 수 있는 효과에 대한 검토가 완료되면 NDC 플랫폼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소비자 및 여행업계에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대한항공 여객기가 처음 하와이와 로스앤젤레스에 착륙했을 때 교민들의 감격과 눈물을 보고 선대 회장께서는 국적기 사업의 의미를 가슴깊이 새겼다. 이후 많은 고객들이 대한항공을 ‘우리의 날개’라고 부르며 국적기로서의 자긍심을 대한항공에 부여해 주었다. 현재까지 대한항공을 있게 한 것은 국가와 국민임을 잊지 않고, 고객에게 감사하고 또 국가와 함께 상생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대한항공이 한 발 앞서 경쟁력 높은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항공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