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등 마케팅이 빈번한 학원 광고가 눈에 쏙쏙 들어왔다. 서울대 최다 배출, 합격생 수 1위, 인터넷 수강생 1위 등 진짜인지 허울뿐인지 알 수 없지만 여러 학원들이 공격적인 카피로 대대적인 홍보 전쟁을 펼치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실상 진짜 1위는 딱히 최고와 숫자 1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그 자체를 보이는데 열중한다. 


이번 제14회 랑데부 프랑스(이하 랑데부 프랑스)를 위해 프랑스관광청과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 각 지역 관광안내사무소가 준비한  프로그램에서 1등의 자신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보통의 국제관광전이나 관광청 세미나와는 분명 다른 전개였다. 일반적으로 행사와 콘퍼런스를 진행할 때 으레 작년 또는 재작년 관광을 통해 얻은 성과를 언급하거나, 매우 강조하는데 랑데부 프랑스에서는 숫자 관련 이야기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 


대신 이번 랑데부 프랑스가 전적으로 집중한 것은 ‘남프랑스 체험’이었다. 5일간의 팸트립과 3번의 갈라 이브닝 등의 행사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궤를 같이했다. 2013년을 기점으로 관광도시가 된 마르세유의 변화 과정을 2시간의 워킹 투어로 직접 확인했으며, 프로방스 지역 관광안내사무소와의 미팅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히려 계획된 시간보다 빠르게 끝내고, 온전한 마르세유 여행을 위해 시티패스를 손에 쥐어주고 미디어를 방생했다. 카시스(Cassis) 관광안내사무소의 경우 콘퍼런스 자리에서 즉석으로 카시스 투어를 계획해 미디어를 데리고 가는 실행력도 보였다.


그나마 가장 진지했던 프랑스 관광산업 교육시스템(CFET)과 릴의 문화 프로젝트 ‘릴3000’을 소개하는 콘퍼런스 시간에도 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소개하며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게다가 매 식사마다 즐겼던 칵테일 런치는 콘퍼런스까지 이어져 식문화도 두루두루 경험했다. 특히 마르세유에서 파스티스를 마시고 햇살을 맞이하면, 눈이 감기고 배시시 웃을 거라는 한국지사장의 말처럼 파스티스 한 잔에 오전 11시45분부터 붕붕 떠다녔다. 결국 지금의 프랑스는 텍스트가 아닌 충분한 시간을 들여 프랑스를 체험하고 돌아간 이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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