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늘고 규모도 커져…사상 최대급 예고돼
피해구제 역부족, 문관부 “올해 개선안 도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는 것은 물론 고의부도 의혹까지 받는 여행사 폐업 사례가 부쩍 늘고 피해규모도 커지면서  여행업 보증보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서울시관광협회(STA)는 4월12일부로 (주)엠트레블링에 대한 ‘여행피해신고 공고’를 내고 소비자 피해 내역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엠트레블링은 ‘허니문114’라는 브랜드로 허니문 고객을 유치하다가 최근 폐업했다. 폐업 직전까지 영업을 지속하면서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등 여러 가지 정황을 들어 피해자들은 고의 부도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협에 따르면 피해접수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18일 현재 약 100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호소했다. 엠트레블링이 4,000만원짜리 여행보증보험과 2억원짜리 기획여행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전체 피해 규모를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피해를 온전히 구제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이 보다 더 큰 사례도 조만간 ‘터질’ 조짐이다. 상조회사 계열사로 적립식 크루즈 및 후불제 여행상품을 판매하다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고 휴업에 들어갔던 씨지투어(CG투어)에 대한 폐업 처리 행정절차가 시작됐다. 폐업 처리가 완료되고 소비자 피해를 접수하기까지는 꽤 시일이 소요되지만, 이미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협에 따르면, 이미 500명 정도가 피해 접수를 위해 문의했다. 이것만으로도 ‘역대급’ 규모다.


더 큰 문제는 씨지투어가 가입한 보험액이 여행업 보증보험 4,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를 500명으로만 잡고 단순 계산해도 1인당 평균 8만원 밖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서울시협 관계자는 “씨지투어의 경우 피해액 규모가 20억원 이상에 달하며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것 같다”며 “현재의 보험 제도로는 소비자 피해를 온전히 구제할 수 없는만큼 달라진 환경과 여건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 여행업 보험 제도는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여행업 등록업체라면 무조건 가입해야하는 ‘영업보증보험’의 경우 국내·국외·일반여행업 3개 업종별로, 또 연간 매출액별로 보험액수를 차등화 했다. 가입액이 전반적으로 낮은데다가 업종별 구분의 실효도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른 한 축은 기획여행 실시업체가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기획여행보험’인데, ‘기획여행’의 의미와 범위가 불분명하고 여행사 스스로도 해당여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씨지투어의 경우 기획여행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영업을 진행하다 폐업한 사례다. 


현장에서는 보험액수를 상향하는 방안부터 영업보증보험과 기획여행보험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칫 여행사의 보험가입 부담을 지나치게 가중시킬 수도 있는 만큼 ‘장기 무사고’ 여행사에 대한 할인 등 별도의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정부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여행업 보증보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초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올해 중 제도개선 연구용역을 실시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도출할 방침”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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