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HR·플랫폼 전략 수정
9월 새로운 시스템 론칭 예정

올해 하나투어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를 꾀한다. 지난해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새로운 시스템을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며 전반적인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WIT(Web in Travel)에서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은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와의 대담에서 국내 대표 여행사로서 하나투어가 가진 역할과 의미, 현재의 여행 시장 진단 등을 살피고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WIT에서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오른쪽)과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가 국내 여행시장의 현재를진 단하고 하나투어의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WIT에서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오른쪽)과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가 국내 여행시장의 현재를진 단하고 하나투어의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동안 여행업계는 금융위기나 질병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그러나 하나투어는 오히려 더 발전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오래 전부터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해왔다. 특히 IMF 당시 가장 자주 했던 말이다. 그 때 대한민국 전체가 위기였지만 어려움을 딛고 지금까지 새롭게 도약했던 것처럼 하나투어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살린 것이라고 평가한다. 당시 상위 10개 여행사 중 절반은 부도가 났고 나머지 여행사들도 직원을 70~80% 감축하는 등 위기감이 팽배했다. 생존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투어의 경우 강제적인 인원 감축보다는 직원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자고 제안했고 고맙게도 직원들이 동의했다. 여행업계는 사람이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IMF라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면서 1등 여행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에도 금융위기나 사스 등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위기는 기회라는 신념으로 임해왔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영에 임할 것이다. 


-최근 아웃바운드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행업계는 위기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금의 위기가 환율이나 금융위기와는 다소 다른 것 같다. 하나투어가 이에 대응해 새롭게 준비 중인 것이 있나. 


전통적인 국내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나투어도 패키지 여행 수요가 전체 아웃바운드 시장에 비해 줄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우선 하나투어는 40대 이상의 여행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그 동안의 풀 패키지(Full Package) 투어에서 벗어나 투어 형태를 크게 4가지로 나눌 예정이다. 기존의 풀 서비스 패키지, 항공을 제외한 투어, 소규모 형태의 패키지 투어, 항공·호텔을 제외한 현지투어 등이다. 글로벌 OTA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새롭게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풀 패키지 상품을 언번들링 해서 일종의 다이내믹 패키지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나. 
그렇다. 


*언번들링(Unbundling)이란 특히 항공업계에서 상품을 세분화하여 가격을 분리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테면 좌석 이용만 포함된 항공권에 업그레이드, 수하물, 기내식 등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구조다. 


-최근 하나투어는 보험대리점으로도 등록했다. 추가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늘리기 위한 일환인가.

 
앞서 이야기한대로 IT회사가 아닌 전통적인 여행사로서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언번들링 콘텐츠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보험대리점 외에도 하나투어는 기존의 대리점들과 해외 협력사와 함께 엮을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해외 협력사에서 가격을 받는 식이었다면 앞으로는 해외에서 직접 시스템적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를 만들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37개 지역에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고 직원들을 파견했다. 올해 초 한국 지역본부장 다수를 해외로 발령한 것도 지금 그리는 중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함이다. 일본의 경우 약 15년 전 현지 협력사와 7대3의 지분으로 나누어 하나투어 재팬을 공동 설립했다. 하나투어 아웃바운드 물량을 주로 핸들링했지만 그밖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유입되는 인바운드까지 아우르면서 상장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앞으로 해외 다른 국가에서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 본부장들의 역할은 이처럼 해외 협력사들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협의를 이끌어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거다. 


-새롭게 준비 중인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공유해줄 수 있나. 


하나투어는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오는 9월15일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360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4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에 대한 투자인 만큼 5년, 10년 이상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투자금을 유치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자리에서 이야기해줄 수 있나.


투자금 유치를 추진 중에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 모금 규모는 약 2,000억원 정도로 예측한다. 


-여행업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사위에게도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웃음). 인공지능 등 IT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라지게 될 직업이 많다는 거다.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다. 여행업계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고객이 만족할 콘텐츠는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그러다보면 분명 이전에는 없었던 창조적인 것이 나올 거라 믿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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