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가 매 분기별로 발표하는 관광사업체 통계를 놓치지 않고 살핀다. 여행사 등록건수 추이를 국외·국내·일반여행업 3개 세부 업종별로 살펴볼 수 있어서다. 여행사 수는 여행업황을 대변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물론 여행업 경쟁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해서 관심이 높다. 


최소한 최근 몇 년 동안 여행사는 계속 증가해왔다. 그래서 매 분기별 발표 자료를 열어보기 전에 드는 생각은 늘 ‘이번에는 얼마나 늘었을까’였고, 결과는 그 궁금증에 호응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올해 1분기 기준 여행사 등록건수가 전분기와 비교해 31건 느는 데 그쳤다. 수 백 건씩 증가해왔던 기존 패턴에서 분명히 벗어났다. 국내와 국외여행업을 겸업하는 여행사를 1개로만 반영해 도출한 실제 여행사 수는 전분기보다 3개 줄었다. 소폭이지만 분명한 마이너스 전환이었다.


왜 줄었지? 기존과는 다른 궁금증이 솟구쳤다. 집계상의 오류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국내여행업 등록업체만 크게(-758건) 감소했을 뿐 일반여행업과 국외여행업은 둔화되기는 했어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국내여행업이 전체 하락세를 주도한 셈인데, 이해할 만했다. 이미 한참 전부터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팽배했던 업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외와 일반여행업도 안심할 처지라고는 할 수 없다. 국내여행업 못지않게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이미 충분하니까 말이다.


정부는 여행업 창업과 이를 통한 고용 확대를 위해 2016년 7월부터 2년 한시조치로 여행업 등록자본금을 기존의 절반으로 인하했고, 이로 인한 여행사 증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아예 상시조치로 적용했다. 자본금 인하조치 2년 반 만에 여행사 등록건수와 수가 각각 3,177건, 2,821개 늘었으니 정부의 노림수는 일단 적중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그 약발이 이제는 다했으니 어쩔 셈인지 궁금하다. 


여행사를 쉽게 차릴 수 있게 만드는 데만 골몰할 일이 아니다. 이미 설립된 여행사가 잘 운영되고 커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근본적으로 더 중요하다. 그러면 고용은 자연스레 창출되고 늘어난다. 기존 약의 효과가 다했으니 이제 새로운 처방을 내릴 때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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