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회사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일종의 선언적 발표를 했다. 이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상품을 먼저 생산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플랫폼을 통해 생산 단계에서 판매 이후까지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패턴과 동기, 만족도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유기적인 비즈니스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러한 선언에 맞추어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난 부분은 각 회사들의 웹사이트였다. 형식적인 내용들은 대폭 축소되고 구매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소비자가 최대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특히 구매 과정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UX디자인의 대대적인 변화와 아울러 결제 과정의 간소화 및 수단의 다양화도 이루어졌다. 


또한 웹사이트 대비 제한적인 콘텐츠 또는 인벤토리로 운영되었던 모바일 사이트 혹은 앱의 기능도 향상되어 이제는 반대로 모바일에서 더 많은 상품의 노출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웹사이트 환경 개선 및 모바일 기능의 향상이 성공적인 플랫폼화를 보장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은 이러한 기능적 개선을 넘어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플랫폼화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플랫폼화에 성공한 회사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요소 3가지를 꼽아 보았다. 


1. ‘게이트키퍼 (Gate keeper)’ 의 역할 축소 


‘게이트 키퍼’란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서 콘텐츠 컨트롤을 담당하는 핵심 운영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회사들은 게이트 키퍼를 통해 공급자를 선별한다. 특히 게이트 키퍼는 다양한 상품들 중 타 회사보다 마진율이 높은 상품을 선별해 그것을 소비자의 눈에 가장 잘띄는 위치에 임의적으로 배치시킨다. 그러나 성공적인 플랫폼 회사의 경우 이러한 게이트 키퍼에 의한 선별적 공급을 없애는 대신 소비자들 사이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진율이 높은 상품은 니즈가 있다고 여겨지는 고객들을 선별해 홍보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한다. 


2. 디지털화를 통한 새로운 상품 발굴


산업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속에서도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과거 생각하지 못했던 상품들이 세상에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는 빈 방이나 개인 승용차는 공유경제라는 이름아래 완전히 새로운 상품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이들은 공급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 방식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런 상품들은 가격이 저렴해 질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갖출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맞물려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3. 균형 잡힌 양방향 네트워크


일반적인 회사들은 소비자 및 회원수 증가에 많은 역량을 쏟는다. 그러나 성공적인 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 수를 증가시키는 노력만큼 공급자 및 그들의 콘텐츠를 증가시키는데 많은 역량을 쏟는다. 예를 들어 유튜브의 경우 콘텐츠 공급자를 늘리기 위해 업로드한 영상의 조회수가 일정치 이상이 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공유차량 업체의 경우 공급자인 운전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항공권 판매 관련업에서도 전세계 항공사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더욱 많이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 기반 회사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각종 포럼 및 세미나 등에 참석하다 보면 많은 회사들이 어떻게든 소비자가 일단 플랫폼을 경험 하게끔만하면 성공할 수 있을것이라는 과거의 규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단순히 가격 할인과 같은 이벤트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플랫폼 속 하나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을 이루었을때에야 비로소 플랫폼화에 성공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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