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석의 흥미로운 철도관광 이야기 ③

이민석
이민석

남북 평화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북한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18년 11월에는 유엔의 승인을 받아 경의선(개성-신의주)과 동해선(금강산-두만강), 남측과의 연결구간에 대한 남북철도 공동조사도 이뤄졌다. 당장 남북철도가 개통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연결 가능성을 가정한다면 철도를 통한 남북 인적교류는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다. 초반에는 개별여행이 아닌 단체 관광열차를 이용하는 여행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 관광열차상품의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1998년부터 10년간 운영된 금강산 1박2일 버스여행상품의 판매가격은 1인당 약 40만원이었다. 필자는 북한관광이 재개되고 버스가 아닌 관광열차상품으로 북한을 여행할 경우, 과연 관광객들은 얼마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연구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관광열차상품 중 숙박이 가능한 호텔식 관광열차인 ‘해랑’은 1박2일 열차 숙박, 식사, 가이드 등을 모두 포함해 1인당 약 8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상품을 기준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관광지만 북한의 개성과 평양으로 변경할 경우 얼마 정도 추가 지불할 것인지 조사한 결과, 약 1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북한 관광열차상품이 개발돼도 1박2일에 1인당 92만원 이상이면 가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 관광열차상품은 기존 국내여행보다 비싼 여행상품일 공산이 크고,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가격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북한 관광상품과는 차별화된 상품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북한관광을 원하는 관광객에게는 북한이라는 ‘특수성’보다는 ‘관광’ 그 자체의 의미를 먼저 심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여행상품 기획단계에서도 ‘안보관광’ 또는 ‘평화관광’으로만 한정하지 말고, 여타 국내 또는 해외여행처럼 북한만의 자연과 문화 관광자원을 활용해 색다른 신규 관광지로 마케팅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가 평화적으로 정착된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남북간 관광 인적교류가 이뤄지고, 그에 수반하는 다양한 여행상품들도 단계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통일에 대한 준비를 통해 국제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 정부의 ‘남북 평화경제’ 구상 실현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너무 비싸면 호응을 얻기 힘들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초창기 북한관광상품은 수익 목적이 아닌 공공자원 개발 차원에서 접근해 북한 여행상품의 원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 이민석
코레일관광개발 수석부장 /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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