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일본 여행 보이콧이 길어질 전망이다.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계속 자극만 오가는 중이다. 그 사이에 일본행 항공편은 줄줄이 떨어져 나갔고 더 앞서 소비도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분위기를 해소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다시 시장이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장벽이 높아 진입하기 어려웠던 곳이라면 오히려 이런 때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버티는 것도 중요하고 투자도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업계 내에서는 애써 무시하는 한 가지 이슈가 있다. 오히려 소비자, 여론이 이 이슈에 민감하게 들끓는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문제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여행 콘텐츠에는 ‘방사능’ 딱지가 꼭 따라다녔다. 지금은 이 딱지가 모든 일본 이슈를 뒤덮는다. 의문들이 실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로 다가오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를 비롯해, 오염토양, 식재료 문제 등. ‘한국인이 후쿠시마 쌀을 먹어준다’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이야기도 떠돈다. 양국 간 정치관계가 회복된다 한들 과연 예전만큼 일본 여행이 활성화 될 수 있을까? 


한국을 방문한 일본 여러 관공서 관계자들은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정치와 상관없이 일본을 계속 방문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알면서 모르는 체 하는 것인지, 모두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에 대해서는 입 밖에 내지 않는다. 문제가 ‘정치’에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지금 일본 여행 보이콧은 ‘안전’과 관련된 이슈로 번져 있다. 시국이 좋아지면 여행 시장이 예전만큼 좋아질거란 생각은 순진한 낙관처럼 보인다. 


정말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안전이 어떻게 보장될 것이며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지 말이다. 우리 업계도 계속 눈을 가리고 있을 수 없다. 합리적 의심 앞에 ‘좋아요’ 구호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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