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미식·역사·문화 등이 주요 테마
하나투어 테마IN유럽 2년간 50% 성장

패키지여행의 성장 폭이 점점 더 둔화되고 있다. 여행사들은 기존 패키지 상품의 가격을 한 단계 더 낮추며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시장의 선두 주자들은 ‘탈 패키지'를 외치며 테마여행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에 해당하는 유럽을 주목하고 있다. <편집자주>

전통 패키지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패키지 여행사들이 테마여행을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외식·예술·스포츠·역사 등 다양한 테마가 있는 유럽이 뜨고 있다
전통 패키지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패키지 여행사들이 테마여행을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외식·예술·스포츠·역사 등 다양한 테마가 있는 유럽이 뜨고 있다

●‘덕후’처럼 한 우물만 판다


전통 패키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고객들이 주로 소비하는 상품 가격대도 저가와 고가로 극명하게 나뉜 가운데, 여행사들이 비교적 고가 상품에 속하는 유럽 테마여행을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들어 일본 패키지 시장이 완전히 무너진 점도 유럽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패키지 여행사의 테마여행은 크게 패키지형, 전문가형, 테마집중형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패키지형은 가장 흔한 형태로 일반적인 패키지여행 일정에 역사·문화, 미식·와인, 힐링, 체험, 럭셔리, 소도시 등 특정 테마 1가지를 곁들여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관련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투어 ‘테마IN유럽’, 노랑풍선 ‘시그니처 유럽’, 한진광광 ‘뮤즈’ 등을 주요 브랜드로 꼽을 수 있다. 


전문가형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형에는 스포츠, 사진, 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유럽의 경우 인문학, 미술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나투어는 스타 전문가와 함께하는 ‘그랜드투어’를 통해 이탈리아 인문학, 미술 여행, 문화 예술 남동 프랑스 여행을 선보였다. 모두투어도 ‘컨셉투어’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는데, 유럽에서는 방송인 이근철씨와 발칸3국 여행을 11월에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테마집중형은 패키지 여행사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형태다. 1가지의 테마에 집중해 애호가 수준으로 깊게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관광은 자유 일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투어의 ‘트라밸 in 유럽’이 대표적인 사례로, 플라워 클래스와  축덕의 길이 주요 상품이다. 패키지 여행사를 제외하고 테마집중형은 아트투어 전문 유로스테이션, 트레킹과 문화탐방 전문 혜초여행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트라밸 in 유럽의 경우 실험적인 상품들로 구성돼 있어 아직까지 일반 패키지만큼의 수요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우선 인지도를 높이고, 눈길을 끌만한 상품들을 지속 출시하며 시장을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미래 먹거리


테마여행에 힘을 주고 있는 여행사들은 2040 고객을 중심으로 니즈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여행상품도 점점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큼 테마여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트투어 전문 유로스테이션 김신 대표는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으면서 여행 패턴도  더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며 “아트투어 또한 예약과 문의가 올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 테마IN유럽 관계자는 “2017년 1분기에 상품을 준비했고, 2분기부터 맛10, 온천·스파, 역사, 스포츠 등의 테마 상품을 집중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2년이 지난 지금 카테고리도 자리 잡았고, 모객도 5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는 테마여행도 틈새시장이라는 평가다. A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사의 주요 타깃이 40~60대인만큼 젊은층의 취향을 반영한 테마 상품보다는 전통 패키지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테마여행 카테고리는 계속 지켜봐야할 시장인 것은 맞다”라고 전했다.  


인센티브 시장에서도 테마여행 의뢰는 종종 들어오지만 핸들링하기가 까다롭다는 게 일반 랜드사들의 의견이다. 유럽 전문 B랜드사 관계자는 “인문학, 예술, 건축, 미식이 주를 이루고 생소한 분야도 문의가 있지만 평소에 거래하지 않는 유명 레스토랑, 와이너리 등은 섭외가 쉽지 않다”며 “막상 견적을 제공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어 난감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테마여행을 위해 식당, 와이너리, 방문지 등 다양한 옵션을 보유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2030 취향저격, 인지도가 관건


‘매력적이라 끌리긴 한다.’ 기자가 여행업계 및 타 산업계 종사자를 포함한 20~50대 50여명에게 패키지 여행사들의 테마여행 상품을 보여주고 의견을 묻자 가장 빈번하게 받은 답변이다. 또한 대학생보다는 직장인에게 더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2030 세대에서는 플라워 클래스, 축구, 마라톤 등 취미 생활과 관련된 상품에 반응했고, 4050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여행과 소도시 여행 등에 관심이 많았다.

최근 들어 퇴근 후 자신만의 특별한 일상을 만들고 싶다는 젊은 직장인들의 증가와 소도시에 대한 높아진 관심 등 일상 및 여행 트렌드와 궤를 같이 했다. 그렇지만 인지도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여행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대다수 2030 직장인들이 패키지 여행사의 테마 상품을 생소하게 여겼다. 대기업 직장인 배모씨(31세, 서울)는 “반달 살기의 경우 연차로 충분히 갈 수 있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는 여행사하면 일반 패키지밖에 떠오르지 않아 여행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대학원생 이모씨(29세, 서울)는 하나투어 트라밸의 플라워 클래스를 보고 “해외 사이트에서 다양한 원데이클래스를 모집하지만 현지인이 아니다보니 얼마나 전문성이 있는지 확인이 안 되고, 통역 서비스도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문성과 서비스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 여행사의 상품이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상품의 경우 전문직 또는 카드사 VIP 마케팅이 활발하다”며 “테마 상품도 동호회, 기업체, 카페 등 타깃 마케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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