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훈 서울시 관관산업지원팀장
“관광업계 현장과 관광 행정 간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늘 현장과 소통하고 조율하며 현장감 있는 정책을 도출하고 싶다”는 최 팀장의 표정에서 서울관광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분명히 서울시 관광 공무원인데 입버릇처럼 지방 관광을 강조한다. 한두 번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오판이었다. 얼마 전, 오랜 만에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서울과 지방의 상생에 대해 말했다. 최용훈 서울시 관광산업지원팀장 얘기다. 다채로운 관광마케팅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서울의 매력을 알리고, 관광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만족하며 서울을 여행할 수 있도록 두루 살피는 게 그의 주된 역할이다. 그런데 틈만 나면 지방 타령이라니! 서울시 관광 공무원이라는 본분을 잊은 것 아니냐는 농에 최 팀장은 “서울이든 지방이든 혼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서로 힘을 합쳐야만 그 한계를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서울과 지방이 힘을 합쳐야만 서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윈-윈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그게 곧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으로도 이어진다는 점도 늘 덧붙인다.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최 팀장이 그동안 서울-지방 간 협력과 상생을 모색한 사례는 숱하게 많다. 이미 2012년에 서울과 지방 도시를 연결하는 외국인 대상 유료 셔틀버스인 ‘K-셔틀(K-Shuttle)’을 기획해 실현시켰는데, K-셔틀은 이제 외국인 전용 버스자유여행 프로그램인 ‘K-트래블버스’로 진화해 서울과 지방 곳곳을 연결한다. 서울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의 고품질 관광상품을 소개한다는 취지로 ‘서울 우수관광상품 인증제’를 도입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지방 일정이 포함된 상품에는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매년 여행사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서울관광정책설명회의 문호도 다른 지방 지자체에 개방했다. 덕분에 이제는 “서울보다 지방 소식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행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호응이 높다. 서울시의 최대 관광박람회인 ‘서울국제관광산업박람회’에는 아예 숙박비까지 지원하면서 지방의 참여를 독려했다. 외국 여행사를 초청해 서울의 관광매력을 알리는 행사(팸투어)를 진행할 때도 꼭 지방과 연계해 실시했고, 항구가 없는 서울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크루즈 관광 활성화 포럼’ 등의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서울로 편중된 관광객을 전국으로 분산시켜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했던 일들이다.


관광 전문가로서 근 30년에 걸쳐 쌓은 경험과 전문성이 없었다면 서울-지방 상생 철학도 빛을 보지 못했을 게 뻔하다. 최 팀장이 처음 관광업에 발을 들인 해는 1992년이다. 관광 전공 이력까지 포함하면 이미 30년이 훌쩍 넘는다. 외국인을 한국으로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를 비롯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을 다루는 아웃바운드 여행사까지 두루 경험했다. 본인이 직접 여행사를 경영하기도 했다. 일하는 도중에도 틈틈이 학구열을 높여 2008년에는 경기대 관광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러다 2010년 3월 서울시 관광전문 인력 공채에 응시해 관광 공무원으로 다시 한 번 변신했다. 관광업 현장과 학문적 토대를 닦고 관광 행정에 뛰어들었으니 삼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늘 현장과 행정 간의 소통, 현장감 있는 정책을 부르짖는 이유다. 서울-지방 상생 철학이 비롯된 배경이기도 하다.


“관광업계 현장과 관광 행정 간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늘 현장과 소통하고 조율하며 현장감 있는 정책을 도출하고 싶다”는 최 팀장의 표정에서 서울관광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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