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희미해진 성수기 겨냥한 전세기 특수
지-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전세기가 크게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모객 부진으로 12월 출발 상품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성수기 때 전세기 좌석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예전엔 어땠나.
손- 동계 성수기는 물론 명절 연휴에도 치열했다.
편- 예전에는 항공사도 많지 않았고, 좌석도 한정적이었다. 항공보다 호텔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지 이미 꽤 됐다. 단거리는 항공공급도 많이 늘어나 전세기에 굳이 목 맬 필요가 없다. 정규노선이 없는 목적지가 아닌 이상 호텔 수급이 항공보다 더 큰 경쟁력이 됐다.
손- 항공사에서 전세기라도 정규편처럼 요금을 싸게 주면 어떨까.
편- 항공사에서도 기본적으로 받고 싶은 금액이 있으니 어려울 것 같다. 수요가 많지 않으니 위험 부담은 예전보다 높아지고, 성공 확률은 낮아졌다. 항공을 제외하고 현지 투어만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니 굳이 무리해서 팔 이유가 없다.
이- 성·비수기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지- 무안과 김해의 신규 취항지인 치앙마이는 판매가 괜찮다고.
손- 치앙마이만 예외인 것 같다. 지금까지 취소된 전세기도 있고,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 김해는 나트랑 전세기도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 현재 비엣젯항공에서 운항 중인 노선인데, 동계 성수기를 맞아 다른 항공사에서 진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손- 일본 전세기는 이번에 아예 없다.
지- 주로 동남아 지역에 집중된 느낌이다. 김해는 신규 취항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프트블록으로 많이 진행한다고 한다.
손- 청주는 아직 하드블록이라고 했다. 광주는 어떤가.
이- 광주도 대부분 소프트블록으로 하는 듯하다. 제주항공의 정기 노선이 취항지가 많다보니 전세기도 딱히 모객이 안 되는 편인데, MBC 문화탐방처럼 테마가 확실한 상품은 그나마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한다. 정규 취항이 많아지면 전세기도 테마가 확실한 상품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한국인 관광객, 지출에 인색?
지- 11월 말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한·아세안센터 이혁 사무총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편- 한·아세안 센터는 기본적으로 한국에 아세안 국가들을 홍보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세안 국가를 잘 여행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현지 여행관계자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한다.
이- 한·아세안센터에서는 한국인들이 아세안을 더 많이 방문해 상호 교류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인바운드도 증가한다고 생각하더라. 이번 특별 정상회의에 맞춰 패션 위크나 푸드 스트리트 같은 행사를 하면서 한국을 아세안에 알리기도 했다. 관광청과도 자주 협업을 한다고.
곽-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에서 돈을 안 쓴다고 하던데, 정말인가.
지- 우리나라 사람들 동남아 가면 오히려 지출 많이 하지 않나.
이- 원래 저렴하게 가기 때문에 다른 외래관광객에 비해 지출액이 적다고 한다. 한·아세안 센터에서도 그 부분을 고민하는 것 같다.
손- 장거리는 어떤가.
이- 이탈리아는 방문자 수는 10위권인데 지출은 10위권 밖이다.
편 아울렛은 중국 다음으로 소비가 많다던데 의외다.
손- 일본과 비교해보면, 일본 사람들은 식당과 호텔에 돈을 많이 쓰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호텔 입장에서는 F&B로 수익률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더라. 한국 사람들은 로컬 식당, 마사지숍 등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지출액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 한·아세안센터는 아세안 국가의 럭셔리 등 새로운 모습을 소개할 계획이 있다.
편- 동남아는 한국에서 저렴한 여행지로 인기다. 센터에서도 럭셔리 상품을 추구하고 싶겠지만, 동남아 상품 가격대가 높아지면 소비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지- 미디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짠내투어 등의 프로그램이 저렴한 가격만 강조하고 있다.
이- 여행사 상품이 너무 싸니까 여행가서 굳이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일본·홍콩 타격에 국제선 다변화
지- 일본과 홍콩 정규 노선은 줄줄이 감편됐다. 일본 노선은 9월부터 대폭 감편에 들어갔는데, 홍콩 노선은 잘 버티다 결국 운휴에 들어갔다.
손- 요즘 한창 시위가 격해지면서 몇몇 항공사들이 한 달 정도 일시적으로 감편한다고 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재개 여부가 달린 것 같다.
이- 시위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하며, 시위가 다시 불붙을 것 같다는 전망도 있다. 치안 불안정이 지속된다면 여행시장 타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 일본은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었다. 일본과 홍콩이 타격을 입으면서, 국토부에서는 항공협정을 통해 동남아와 중앙아시아로 노선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손- 인도네시아나 브루나이 같은 경우는 아웃바운드 뿐만 아니라 인바운드도 함께 고려하는 것 같다.
편- 항공회담을 할 때는 항상 인·아웃바운드를 동시에 따진다. 그런데 올해 일본 아웃바운드는 얼마나 줄었나.
지- 방일 한국인은 7~10월까지 전년대비 98만명이 줄었고, 전체 출국자 수는 31만명 감소했다.
편- 방일 한국인 감소폭에 비해 전체 출국자 수 감소폭이 더 적다. 수요가 분산됐다고도 볼 수 있겠다.
지- 그동안 타이완과 중국이 수혜 지역으로 손꼽혀왔다. 중국이 방중 외래객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인천공항 항공여객 수를 비교해봤다. 타이완과 중국은 하반기에 10%대의 여객 성장률을 보였는데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혜를 입긴 했지만 드라마틱한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손-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일본 7~10월 항공여객은 전년동기대비 145만명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전체 항공여객은 106만명 증가했다. 출국자 통계와 항공 여객 통계를 비교해보면, 전체 인바운드가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10월 올해 방한 외래객은 전년동기대비 69만명 증가했다. 10월에는 -14.4%의 성장률을 기록한 일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이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이- 불매운동 중에서도 여행 분야가 가장 오래갈 것 같다.
지- 11월부터는 일본 수요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하더라. 패키지는 여전히 어렵지만, 단품은 극소수나마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