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가 스무살을 맞아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올해 마카오특별행정구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마카오 내 중국문화교류협회(Chinese Cultural Exchange Association)에서 1월15일부터 3월10일까지 새로운 랜드마크 8곳을 선정하기 위한 온라인 글로벌 투표를 진행했다. 열띤 경쟁을 통해 최종 선정된 8개의 관광지에는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www.new8spots.org.mo 

 

●눈길 끄는 8개의 랜드마크

1. 콜로안 빌리지 Coloane Fishing Village

마카오 최남단의 작은 어촌마을인 콜로안 빌리지에는 달콤한 에그타르트의 맛과 향을 찾아온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마카오 에그타르트의 원조인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를 찾아 관광객들은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낮에는 낚시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거리를 거닐며 고적한 낭만을 더하고, 저녁이 되면 마을은 활기를 띤다. 성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성당 양쪽에 나란히 위치한 맛집에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하기 때문이다. 콜로안 빌리지에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내로라하는 맛집인 매캐니즈 식당 아팀(nga Tim)과 광둥 식당 찬싱게이(Chan Seng Kei)를 이용해도 좋다. 한편,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콜로안 빌리지에도 변화의 바람이 차근차근 불어오고 있다. 대항해 시대의 조선소들은 문화유산 보존지역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콜로안 빌리지를 중심으로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산과 가장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 펠리시다데 거리 Rua da Felicidade

펠리시다데는 포르투갈어로 ‘행복’을 의미한다. 펠라시다데 거리의 대문과 창문은 복을 불러온다는 붉은색을 띄고 있다. 하지만 19세기만 해도 펠리시다데는 마냥 밝은 행복의 도시는 아니었다. 마카오는 19세기 중반 해상 무역의 거점으로 성장했는데, 사람들은 펠리시다데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향략을 누렸다. 산해진미와 더불어 아편과 도박, 홍등가가 즐비했던 이곳은 세계2차대전을 기점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아편과 매춘이 금지되면서, 비어버린 건물의 2층에는 일상적인 삶이 들어서고, 1층에는 새로운 맛집이 생겨났다. 현재의 펠리시다데 거리에는 가장 고전적인 주상복합건물의 풍경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든 여행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즐비한 노포들 가운데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를 간직한 매캐니즈 식당 팟시우라우(Fat Siu Lau)와 광둥식 디저트 가게 항헝운(Hang Heong Un)에서는 마카오의 미식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3. 롱차오꼭 Long Chao Kok

학사 해변(Hac Sa)은 미네랄 성분이 들어있는 검은 모래와 갈색 모래가 공존한다. 바다를 마주보고 오른쪽 주택단지를 지나면 용의 발톱을 닮은 바위가 있어 ‘롱차오꼭’이라 이름 붙여진 해안 트레킹 코스가 시작된다. 코스는 2.15km로 길지는 않지만, 울퉁불퉁한 경사를 따라 파도에 젖은 미끄러운 바위를 걷다보면 제법 운동하는 기분이 난다. 신비한 자연을 보고 그저 지나칠 수 없는 건 마카오 사람들도 마찬가지인지, 곳곳에서 친숙한 이름을 지닌 기이한 모양의 바위를 만날 수 있다. 트레킹 이후 정자에서 숨을 고르고, 남중국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운치를 느껴보자. 

4. 트라베사 다 파이샹 Travessa da Paixao

1925년 포르투갈 행정부에서는 성 바울 성당 유적이 올려다 보이는 작은 골목길을 예수의 사랑과 수난, 고통을 암시하는 패션(Passion), 포르투갈어로 파이샹(Paixao)이라 불렀다. 성 바울 성당은 1835년 완전 소실돼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골목길 이름에서부터 천주교 극동지역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이 묻어난다. 동시에 마카오 원주민들은 광둥어로 사랑의 거리라는 뜻의 ‘리앤아이샹’이라고 불러, 거리는 사랑과 열정을 모두 담은 이중적인 뜻을 지니게 됐다. 복원 사업 이후 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1961년부터 1990년까지 산뜻한 파스텔 컬러로 건물들을 단장하고, 꽃이 가득한 화단이 들어서게 되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사랑의 시선으로 골목을 바라보게 됐다. 이후 웨딩촬영, 패션화보는 물론 인생숏을 찍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더해졌다. 게스트 하우스 러브 레인 7 인(Love Lane 7 Inn)이 들어서는 등 체류형 여행지로도 거듭나고 있고, 지역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시네마 토크, 필름 클래스 등을 개최하며 마카오국제영화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규모 극장 시네마테크 패션(Cinematheque Passion)도 생기면서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5. 페냐 언덕 Penha Hill

페냐 언덕은 마카오에서 세 번째로 높다. 다소 아담한 62.7m의 높이를 가지고 있지만, 막상 꼭대기의 페냐 성당을 보기 위해 언덕을 오르기란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매년 5월 파티마 성모 발현을 기리며 세나두 광장의 성 도밍고스 성당부터 페냐 성당까지 이어지는 파티마 성모의 행진에 참가하면 소원 한 가지가 이뤄진다는 말도 전해진다. 1622년 포르투갈 선교사가 지은 페냐 성당에 들어서면 두 손을 모은 성모상을 만날 수 있는데, 선원들의 안녕과 어부들의 무사를 기원하듯 바다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본당뿐 아니라 계단이며 테라스, 동굴 채플까지 우아하게 돌을 다듬어 만든 성당 주위로는 무성한 바니안나무가 웅장함을 더한다. 성당의 고적한 분위기를 만끽하거나, 정면에 보이는 마카오 타워를 감상해도 좋다. 세계최대 상용번지점프를 체험하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비치며 아이들의 관심을 잡아끈다. 

6. 세나두 광장 Senado Square

바닥장식 깔사다가 물결처럼 너울너울 넘치는 곳, 세나두 광장이다. 마카오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양식이지만, 광장 입구부터 안쪽까지 조금씩 좁아지는 폭이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과 어우러져 극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아름다운 깔사다와 함께 세나두 광장을 조망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행운이 필요하다. 세나두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데다, 각종 장식과 행사 공간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세나두 광장이 가장 아름다울 때를 꼽아보자면 겨울밤일 것이다. 연말에는 크리스마스와 라이트 페스티벌 장식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연초에는 중국식 새해 장식이 포르투갈풍 광장과 대비되는 매력을 뽐낸다. 세나두 광장 인근에는 포르투갈 또는 중국 전통의상을 대여해주는 곳 베스투아리오 드 리스보아(Vestuario de Lisboa Macao)도 있어, 의상 및 필수 액세서리 등 한 세트의 전통의상을 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취향대로 골라 두 시간 동안 체험할 수 있다.  

7. 마카오 타워와 남완&사이완 호수
Macau Tower and Two Lakes

사이완 호수와 남완호수는 마카오 타워를 중심으로 사이좋게 왼쪽과 오른쪽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모두 간척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인공호수지만, 두 호수가 자아내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사이완 호수는 페냐 언덕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부호들의 저택들을 배경으로 하는 한적한 산책로 같고, 남완 호수에서는 마카오 로컬 문화 체험 존 아님 아르떼 남완(Anim Arte Nam Van)과 둥실거리는 오리배를 만날 수 있다. 두 호수는 물론 마카오와 저 너머 중국 주하이(Zuhai)까지 조망할 수 있는 마카오 타워는 아찔한 233m 높이의 번지점프나 스카이워크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뿐 아니라 마카오국제불꽃놀이대회 관람 명당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11월에는 타워 앞 광장에서 한 달 내내 밤마다 마카오의 내로라하는 식당들이 모두 참가하는 마카오 푸드 페스티벌이 열린다.

8. 강주아오 대교 Hong Kong-Zhuhai-Macao Bridge

2018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 강주아오대교가 개통되었다. 6.7km의 해저터널을 포함해 약 55km에 달하는 이 다리는 홍콩과 마카오 사이 배로 1시간 거리를 40분으로 단축시키며, 많은 사람들을 뱃멀미로부터 구원했다. 홍콩의 포트가 란타우 섬 홍콩국제공항 인근에 마련돼, 마치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오가듯 마카오에서 홍콩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더해졌다. 강주아오 대교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홍콩이나 주하이, 마카오의 포트(HZM Bridge Port)까지 이동해서 포트와 포트 사이를 오가는 HZM 버스를 이용하거나, 마카오 일부 호텔과 홍콩 일부 쇼핑몰을 바로 연결하는 홍콩마카오 익스프레스 또는 원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7인승 차량 대여(운전기사 포함)를 통해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타고 내릴 수 있는 서비스(www.vit-asia.mo)가 시작되었다. 모든 포트에서 반드시 출입국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고, 특히 홍콩에서 마카오로 출발할 때는 다리 끝이 주하이 방면과 마카오 방면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탑승 전 버스 목적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겨울을 수놓는 마카오 페스티벌

마카오의 12월은 매년 축제로 물든다.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반짝이는 마카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마카오를 밝히는 12월 대표 축제를 소개한다. 

마카오 라이트 페스티벌 Macao Light Festival & 
쇼핑 페스티벌 Macao Shopping Festival

2015년부터 시작된 마카오 라이트 페스티벌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해마다 발전 중이다. 매년 변화하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 음악, 영상, 기념품, 디너 등 다채로운 마카오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라이트 페스티벌의 주요 무대인  성 바울 성당의 유적과 아님 아르떼 남완을 비롯해 8개의 장소에서 12월 매일 밤 진행된다. 마카오 전역에서 마카오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페스티벌도 동시에 펼쳐진다. 중국공상은행,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적극 활용한다면 쇼핑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다. 
kr.macaotourism.gov.mo   

메리 마카오마스 Merry Christmas in Macao!
크리스마스를 맞아 마카오에서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12월19일부터 31일까지 탑섹광장에서는 다양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부스와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눈썰매, 회전목마, 미니 열차, 풍선 놀이터 등이 마련된다. 타이파 빌리지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12월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과자와 수공예품, 문구류, 스파 제품이 판매되는 ‘My Merry X’mas! 타이파 빌리지 크리스마스 페어‘가 개최된다. 페이스 페인팅, 초상화 그리기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운영된다. 
www.taipavillagemacau.com

주하이 불꽃축제 Macao-Zhuhai Fireworks
마카오의 중국 반환 20주년을 기념해 마카오 타워 앞에서 화려한 불꽃축제가 열린다. 12월22일 단 하루 오후 9시부터 30분에 걸쳐 16만발의 폭죽이 하늘을 수놓는다. ‘마카오의 중국반환 20주년’이라는 주제를 토대로 4막으로 진행되는데, 숫자 ‘20’, 웃는 얼굴, 비둘기 등 다양한 모양의 불꽃쇼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600여개의 드론으로 성 바울 성당의 유적, 강주아오 대교, 주하이와 마카오가 악수하는 듯한 장면 등을 형상화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주원 론리플래닛매거진코리아

▶마카오의 얼굴
막막makmak

2018년 마카오정부관광청은 캐릭터 공모전을 열어 마카오의 마스코트를 선보였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마카오의 마스코트 막막(Mak Mak)은 마카오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희귀종 저어새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여행객들로 하여금 마카오를 찾도록 하기 위해, 전체적인 디자인은 중국 최초의 등대이자 오늘날까지 뱃길을 밝히고 있는 마카오의 기아요새에서 가져왔다. 빨강, 노랑, 파랑의 색조는 마카오에 깃든 아시아와 유럽의 풍취를 담고 있다. 캐릭터를 디자인한 또우쫀와이(Tou Chon Wai)는 “막막은 여행자가 여행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든 귀중한 경험을 되찾으며, 중국과 유럽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인 마카오를 탐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정리=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자료제공=마카오정부관광청 macaotourism.gov.m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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