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달력은 송년회 일정으로 빼곡하다. 올해 여행업계가 유독 힘들었던 만큼, 송년회 자리에서는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를 토닥이고 내년을 기약하는 얘기가 오갔다. 


여행사들은 저가 경쟁으로 인한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출혈경쟁임을 알면서도 고객들이 무조건 더 싼 상품을 찾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척도가 ‘저가’로 국한된 데는 가격만을 전략으로 내세운 여행업계의 잘못도 크다며, 정작 가장 중요한 상품의 질은 뒷전인 채 가격을 낮추는 데만 혈안이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한 여행업 관계자는 “오히려 이번이 여행업계가 정신을 차릴 기회”라며, “패키지의 가장 큰 이점인 고객 편의를 위주로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데 골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각자의 방법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는 여행사들도 많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창 잘 나갈 때에 비해 요즘은 고객 수가 1/10로 줄었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오히려 고객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정성껏 고객을 대하니 단골이 늘어나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전년대비 성장을 이뤘다”고 전했다. 일본 보이콧 이전 수요의 40%까지 회복했다는 한 일본 골프 전문 랜드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력을 감축하지 않은 것이 비결이라고 전했다.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움직임도 많았다. FIT 증대에 발맞춰 단품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기도 하고, 쏟아지는 여행 플랫폼에 입점하는 여행사들도 있었다. 


내년에도 여행사, 플랫폼, 항공사 등 뉴페이스들이 여행업계에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더불어 FIT 성장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급변하는 여행시장 속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전문 인력, 노하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판매채널 확대 등 가격만으로 승부하기엔 아쉬운 히든카드가 많으니까.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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