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C(Voice Of Customer)가 변화시킨 패키지 트렌드
VOC 대부분 가이드·인솔자 관한 감정적 의견
하나, 고객의 소리 개편해 구체적 솔루션 도출
고객 입김 센 테마여행, 고객불만 현저히 낮아

패키지 상품은 고객의 목소리를 통해 변화해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행사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작은 부분 하나하나 개선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기 시작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통해 고객이 변화시킨 패키지 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결국 고객이 만든 지금의 트렌드 


패키지 시장은 고객 니즈에 맞춰 변화해 왔다. 여행사들은 고객의 만족도가 높았던 상품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고,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사항들을 적극 반영했다. 10년 전에는 자유 시간을 늘린 세미패키지가 그랬고, 최근에는 노쇼핑·노옵션, 1개국 일주 상품 등이 대표적인 예다. 노쇼핑과 일주 상품은 2~3년 전부터 시장에 속속 출시됐고, 현재는 패키지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예전에는 노쇼핑이라는 용어는 업계에서나 통용됐는데, 이제는 고객들도 인식하고 있다”며 “많은 여행사들이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 정도로 고객들의 호응이 큰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객들의 목소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집된다. 기본적으로 자사 고객센터, 상품 후기, 패키지여행 후 만족도 조사 등이 있으며, 고객 자문단 또는 미스터리 쇼퍼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패키지여행이 가이드와 인솔자 등 인적 서비스가 중심인 만큼 고객센터에 접수되는 VOC(Voice of customer)와 상품후기 댓글의 80~90%는 가이드 및 인솔자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인적 서비스의 경우 가장 많이 문제되는 상황으로 쇼핑과 선택관광에 대한 강요와 불친절이 꼽혔다. 물론 가이드의 친절함은 고객마다 느끼는 온도차가 현저하게 커 대응하기 쉽지 않지만, 여행사들은 매뉴얼에 따라 지속적으로 친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우수가이드를 선정해 가이드들을 격려하고 있다. 하나투어 고객중심경영팀 이강미 팀장은 “패키지 만족도평가에서 가이드 부분은 랜드사별, 가이드별로 집계하고 있다”며 “배려, 전문성, 안전성, 일정 준수율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만족도가 낮은 가이드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재개발팀과 강사들이 현지로 직접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감정 평가 NO, 객관적 데이터 확보 총력
 
고객의 소리도 점점 더 상품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VOC는 인솔자, 가이드 등에 대한 감정적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많은 여행사들이 정확하게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을 다녀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 하나투어는 개선사항을 효율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시스템에 큰 변화를 줬다. 작년까지는 100여개에 달하는 문항을 이메일로만 진행해 응답 건수는 월 1,000건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지난 4월부터 주·객관식을 섞어 총 28개 문항을 통해 일정, 식사, 호텔, 가이드 등을 평가하기 시작했고, 휴대폰 문자와 이메일로 응답을 받았다. 그 결과 응답 건수는 평균 1만 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나투어 고객중심경영팀에 따르면 가장 큰 성과는 어떤 부분이 좋은지 안 좋은지 구체적으로 답변을 받아 객관적인 데이터를 쌓았다는 점이다. 응답 건수 자체가 많아진 만큼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사업부와 랜드사에 불만 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맞춤 대응이 가능해졌다. 하나투어는 최근 개선 사례도 소개했다. 베트남 하롱베이의 점심 식사는 크루즈 내에서 진행하는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만족도 조사에서 많은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했고 담당자와 논의 후 2019년 12월1일부터 해당 상품을 판매하지 않게 됐다. 또 이탈리아 일주 상품 중 A식당의 닭볶음탕이 ‘맛이 없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반복적으로 게재돼 현지와 협의해 즉시 부대찌개로 변경하기도 했다. 하나투어 고객중심경영팀 최서린 선임은 “보상을 위한 감정적인 불만이 아니라 하나투어의 발전을 위한 제안이라 허투루 볼 수 없다”며 “개편 이전까지는 사업부에서도 상품의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숙소, 선택관광도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며 “다만 일정의 경우 고려할 요소가 많아 좀 더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하나투어 고객중심경영팀은 넓은 범위에서 패키지 상품을 바꾸기보다는 인적 서비스, 식사와 숙소 품질 등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투어 고객중심경영팀 이강미 팀장은 “기존 VOC 접수 건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VOC는 가이드와 관련된 의견이 대다수라 실제 상품을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서 “올해는 시작에 의의를 뒀다면 2020년에는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을 한층 고도화시킬 계획”이라며 “지금까지는 고객중심경영팀에서 내용을 도출해 각 사업본부에 대응 방안을 요청했다면 내년에는 사업부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고객불만 ‘0건'으로 피날레


고객들의 입김이 강한 또 다른 상품은 단연 테마여행이다. 2019년은 특히 신규 테마 상품의 출시가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그럼에도 취향이 뚜렷한 고객들이 상품을 찾는 만큼 불만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두투어 고객만족부에 따르면 레저, 인문, 셀럽동반, 반려견 등을 주제로 한 컨셉투어의 경우 2019년 고객 불만이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모두투어 트렌드상품팀 최구철 매니저는 “일정이 정해진 패키지를 탈피하고 싶거나 개별여행이 채워주지 못 하는 부분들을 테마여행이 해소해주기를 바라는 고객들이 많다”며 “스포츠 직관 여행,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 청도 맥주 축제, 하얼빈 빙등제, 홍콩 와인&다인 페스티벌 등의 축제 여행을 요청하는 등 점점 더 깊이 있고, 명확한 콘셉트가 있는 상품을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모두투어는 ‘이런 여행을 기획해주세요’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실제 상품 개발까지 이어졌다. 탁구와 배드민턴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중국에서 현지 동호회와 교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 청도 지역을 대상으로 출시됐고, 모객도 성공적이었다. 


테마여행의 경우 자사 고객뿐만 아니라 사회 유행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모두투어의 볼런투어(Volunteer+Tour)와 올해 론칭된 하나투어 애자일팀의 트라밸 등이 대표적이다. 최구철 매니저는 “볼런투어의 경우 모객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벌써 5회째 행사를 마쳤고, 30% 이상의 고객들이 다시 구매했다”고 밝혔다. 트라밸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장인들의 니즈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트라밸처럼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한다면 참신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나투어에는 고객자문단을 비롯해 여러 채널에서 신규 상품 아이디어를 수집하지만 애자일팀은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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