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여행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
액티비티→숙소·항공 등 서비스영역 확대
투어 전용 ERP 시스템 비즈니스도 부상

호텔을 중심으로 성장한 글로벌 OTA와의 싸움에서 국내 여행사와 호텔 전문 판매사들은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투어·액티비티 중심의 플랫폼 분야는 조금 다르다. 해외 업체들이 역시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 플랫폼들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세계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 투어·액티비티 플랫폼들의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플랫폼, 거듭되는 진화


자유여행시장의 성장은 국내 패키지 여행사들의 발목을 잡았지만 자유여행에 초점을 맞춘 정보와 상품을 판매하는 신규 플랫폼들이 다수 등장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게다가 이들 신규 플랫폼들이 IT기술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투어·액티비티 플랫폼으로는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기업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소 안타까운 점은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여행사들도 한동안 투어·액티비티 시장을 주목하고 플랫폼 개발 붐이 일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유야무야 기능을 잃었다는 것이다. 2010년대에 투어·액티비티 플랫폼 다수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등 플랫폼 비즈니스의 서막이 열렸다면 2020년대에는 플랫폼 사이의 추격전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여 거래가 일어나는 공간이다. 또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참여자들이 모여 유기적인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도 있다. 플랫폼을 이렇게 정의한다면 여행 분야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플랫폼들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


특정 분야로 시작한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서비스를 확대한 모습이다. 우선 야놀자는 국내 숙소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스스로의 정체성을 ‘여가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질주 중이다. 야놀자는 숙소뿐만 아니라 국내 다양한 액티비티, 입장권 등도 판매하더니 일본,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로도 서비스를 확장했다. 카약과의 파트너십으로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비즈니스 확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0년에는 투어·액티비티 서비스 영역을 해외 상품으로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리얼트립과 트리플도 비슷하다.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현지 가이드 투어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입장권, 투어, 액티비티 상품을 공급했고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아고다 등 해외 OTA와 제휴를 맺고 한인 민박을 연결하는 등 숙소 검색 서비스와 항공권 판매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트리플의 경우 여행 가이드북 앱으로 유저를 모았다. 트래픽이 발생하고 난 후에는 투어·액티비티, 호텔 등도 판매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항공권 서비스에도 나선다. 이밖에 여행 분야에서도 중개 플랫폼을 자처한 네이버 역시 항공 메타서치를 시작으로 호텔, 투어·액티비티, 패키지여행까지 서비스 영역을 순차적으로 넓혀왔다. 앞으로도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플랫폼들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경쟁 심화…그러나 신규 비즈니스 창출도


투어·액티비티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된 B2B 비즈니스에서도 새로운 길이 열리거나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우선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판매 가능한 교통 패스나 명소 입장권 부문은 가격 경쟁을 불러 일으켰다. A플랫폼에서 대량 구매를 통해 공급자와 저렴한 값에 계약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정도 규모로 거래를 할 수 없는 중소 플랫폼은 A플랫폼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또 대량으로 구매해 재판매하는 등의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해외 투어·액티비티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들은 상품 공급자에게 받는 수수료를 낮추는 등 거센 공격도 쏟아졌다.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길도 열렸다. 해외 현지의 모든 업체들과 플랫폼이 직거래를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러 현지 투어 업체를 중개해 줄 수 있는 랜드사나 오퍼레이터들과의 거래도 급증했다. 국내 플랫폼뿐만 아니라 해외 플랫폼과도 여럿 연동하고 관리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자 뱅크오브트립이나 액스 등 투어·액티비티 전용 채널 관리 매니저도 등장했다. 


이처럼 투어·액티비티 플랫폼은 자유여행 시장과 동반 성장했다. 자유여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들의 성과도 두드러지면서 해외 업체들과의 추격전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야놀자 
야놀자는 해외 투어·액티비티 서비스 론칭을 위해 상품 확보 및 시스템을 정비하는 단계에 있다. 올해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놀자가 그동안 라쿠텐과의 제휴, 부킹홀딩스와의 파트너십 체결 등 해외 B2B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투어·액티비티 판매 파급력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야놀자는 2015년부터 꾸준히 투자를 받아왔는데 2019년 6월 GIC 및 부킹홀딩스로부터 1.8억달러(한화 약 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정점을 찍고 해외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누적 투자금은 총 3,710억원에 달한다. 2019년 한국의 여행 관련 기업들 중에서는 최초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2018년 매출은 1,885억원을 기록했다.

▶마이리얼트립 
2012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마이리얼트립은 이제 전 세계 710여개 도시에서 2만개 이상의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마이리얼트립의 전체 거래액은 2018년 약 1,200억원에서 2019년 약 4,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자 투자금은 약 300억원이다.

▶와그 
2015년 론칭한 여행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이다. 2019년 초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등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며 아웃바운드뿐만 아니라 인바운드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와그 오리지널(WAUG ORIGINALS) 브랜드를 통해 차별화된 자유 여행도 공급하고 있다. 11개 도시에서 24개의 상품을 운영 중이며 올해는 유럽 지역에서도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와그의 누적투자금도 250억원으로 상당한 편이다.

▶트리플 
후발주자의 질주가 눈부시다. 트리플은 해외여행 가이드북 앱으로 2017년 5월 베타버전 오픈한 이후 현재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트리플에서 예약할 수 있는 투어·액티비티 상품 수는 약 5,000여개로 아직 선발 주자들에 비해 적지만 적극적인 영업으로 올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아고다, 하나투어, 호텔베즈, 웹베즈 등 호텔 OTA와의 연동으로 숙소 인벤토리를 구축했으며 올해는 항공권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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