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발달로 목소리만으로 손쉽게 여행예약 가능
생체정보 활용해 입출국 시간 대폭 감소 현실화
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로 이동 편의성 개선

CES 2020이 1월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으며 18만명 이상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CES 2020이 1월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으며 18만명 이상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는 우리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줄 기술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기술이 많아 여행의 편의성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CES에서 만난 기술을 통해 앞으로 더 쉬워질 여행을 그려봤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S-A1’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S-A1’
CES 어워드에서 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아이콘에이아이(ICON.AI)의 ‘스마트메이크업 미러’
CES 어워드에서 혁신상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아이콘에이아이(ICON.AI)의 ‘스마트메이크업 미러’

 

●화장하면서 항공권 예약도 척척


모니터와 핸드폰을 보며 일일이 항공권을 찾는 여행자의 모습도 몇 년 안에 사라질지 모른다. 특히 5G와 AI의 발달로 목소리만으로 여행 관련 예약을 모두 끝마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뿐만 아니라 거울 등 다양한 IoT 디바이스에서 가능해 보인다. 이번 CES 2020에서 혁신상(Honoree)을 받은 국내 스타트업 아이콘에이아이(ICON.AI)의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가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 미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돼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아직까지는 알렉사로 구입할 수 있는 항공권이 선익스프레스(SunExpress)항공 등 제한적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크다. 또 호텔, 액티비티, 투어 등 확장할 수 있는 분야도 많아 주목할 만한 기술이다.  

델타항공 부스에 마련된 평행현실 체험 공간. 본인의 정보만 선호하는언어로 확인할 수 있다
델타항공 부스에 마련된 평행현실 체험 공간. 본인의 정보만 선호하는 언어로 확인할 수 있다

●출국 시간 줄이고 쇼핑하세요


기술의 발달로 출국 시간도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델타항공이 선봉장 역할을 한다. 체크인의 경우 많은 항공사들이 셀프 백드롭으로 수속 시간을 줄이고 있는데, 델타항공은 고객의 생체정보(Biometrics)를 활용해 탑승 시간도 단축시킬 계획이다. CES 2020에 마련된 델타항공 부스에서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인 ‘평행현실(Parallel Reality)’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탑승게이트를 찾기 위해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지만 평행현실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전광판에 특정 개인의 정보만 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명이 똑같은 전광판 1개를 보더라도 항공사는 A고객의 생체정보와 체크인 정보를 활용해 A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델타항공은 올해 여름 디트로이트공항에서 이 기술을 구현할 예정이다. 또 안면인식(Facial Recognition) 기술덕분에 탑승 시 항공권도 필요 없어진다. 델타항공은 이미 시애틀,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공항 등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미네아폴리스와 솔트레이크시티공항 등으로 서비스를 늘릴 계획이다. 

프랑스 스타트업 웰로(Wello)는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삼륜 바이크를 선보였다
프랑스 스타트업 웰로(Wello)는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삼륜 바이크를 선보였다

●AI·AR과 함께라면 혼행도 가뿐


자유여행과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 애로 사항을 꼽는다면 언어와 심심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AI와 AR을 통해 많은 부분 덜해진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링고렛(Lingolet)은 AI를 활용한 번역기 ‘링고렛 원’을 선보였다. 해당 기기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불어, 이탈리아어 등 12가지 언어를 97%의 정확성으로 1초 만에 번역해준다. 음성인식도 가능해 대화 또는 스피치를 스크립트 형태로 제공하는데 최장 10시간의 연설까지 가능하다. 또 다른 혁신상 수상 업체 웨이벌리 랩스(Waverly Labs)도 20개 언어를 번역해주는 앰배서더(Ambassador)를 선보였다. 앰배서더는 기존 디바이스들과 달리 이어피스 형태로 제작돼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포켓톡(Pockettalk), 바스코 미니(Vasco Mini) 2도 이번 CES에서 소개됐다. AR의 경우 나만의 가이드로 활약한다. 핸드폰 카메라로 여행지를 비추기만 하면 관련 정보가 한 가득 소개되고, 길 안내도 해준다. 이번 CES에서는 체코 스타트업 스마트가이드가 참가해 AR 기술을 뽐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헬멧, 워치 등으로 더욱 안전한 여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탈리 커넥티드(Tali Connected)가 선보인 스마트 헬멧
탈리 커넥티드(Tali Connected)가 선보인 스마트 헬멧

●운송수단 발달로 이동 걱정 해소


이번 CES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커넥티드 카, 태양열 바이크 등 혁신 운송수단이 모두 모였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된다면 렌터카 여행시장은 비약적으로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도로가 익숙하지 않아 여행자들의 자동차 이용이 제한돼 왔다. 그렇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로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해소된다면 자유여행과 함께 렌터카 이용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UAM도 이동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와 벨(Bell)이 이번에 공개한 UAM 모델은 5~6인용으로 기존 헬리콥터와 비슷한 크기였는데, 현대자동차는 UAM 1세대 S-A1의 상용화를 2028년으로 잡았다. 현대자동차의 UAM을 이끌고 있는 신재원 부사장은 “S-A1은 기존 헬리콥터보다 소음이 적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고,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이라 비행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Flight)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CES에서 밝혔다. 또 현대자동차는 우버와 협업해 하늘길과 지상 모두를 책임질 계획이다.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된 람보르기니의 자동차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가 탑재된 람보르기니의 자동차

▶여행사 업무 환경도 변할까?

스마트 디바이스와 VR 등의 기술은 여행업계의 업무 모습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지와의 업무는 대부분 이메일과 전화로 진행됐지만 화상회의가 이를 대체한다. 화상회의 카메라는 시중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여러 명이 회의할 경우 손이 많이 갔다. CES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한 아울랩스(Owl Labs)의 스마트 화상회의 카메라 ‘미팅 아울 프로(Meeting Owl Pro)’는 360도 카메라로 음성·영상인식 등의 기술이 강화됐다. 말하는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을 비춰주고, 화면을 확대함으로써 회의의 집중도를 높였다. 해당 제품은 올해 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아울랩스는 스마트 미팅룸 구현을 위해 화이트 보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여행사 인적 서비스의 중요성은 더 커질 텐데, 가이드와 인솔자에게 유용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건강과 관련된 제품들이 그렇다. 혁신상을 수상한 메드완드 솔루션(MedWand Solutions)의 메드완드는 체온계, 심전도, 심박수 체크 등 10가지 기능이 탑재돼 있다. 뿐만 아니라 혈압, 맥박 체크 등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도 활용 할 수 있다. 


신입사원 교육과 신규 상품 기획에서는 VR이 적극 사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접 방문하지 않는 이상 사진과 영상에 의존해야 했지만 VR 기술이 발전되면서 여행지의 생생한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CES 2020에만 350여개 이상의 VR·AR 업체들이 참여해 전체 참가 업체의 1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출시된 상품 중 주목 받은 VR 기기는 기존 제품들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큰 크기와 많은 연결선들을 대폭 개선한 파나소닉의 무선 VR 안경(VR Glasses)이었다. 안경과 비슷한 모양으로 편의성을 높였고, 4K HDR급 화질을 지원해 기능도 뒤처지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글·사진=이성균 기자 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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