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까지 겹쳤으니 기분 좋은 상여금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상여금 소식을 듣고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진짜냐 물었더니 오히려 조심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좋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밝히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여행업계는 유난히 부침이 많았다. 지난해를 토닥이며 회고하려 했더니 연초부터 호주 화산에 중국 폐렴까지 악재가 들이닥쳤다. 한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으니 좋은 소식도 도리어 입 밖으로 꺼내기 조심스러울 수도 있을 테다.


여행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에 집중한 결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상여금은 직원 사기를 북돋우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비록 지난해 회사 차원에서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함께 힘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전략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 풍족한 상여금 뒤에는 숨은 비결이 존재했다. 


시장 침체 속에서 살 길을 꾸준히 개척해나가는 여행사들도 있다. 한 일본 골프 전문 랜드사는 타이완 상품을 개발하며 적극적으로 일본 수요를 유도하는 중이다. 해당 랜드사 관계자는 “기존에 다른 여행사에서 다 채우지 못했던 타이완 항공블록을 가져와 일본 시장 특성에 맞춰 상품을 세팅했다”고 말했다. 또 “4인 출발이 많던 타이완 골프 상품을 일본 단골 고객 특성에 맞게 2인 출발로 진행한 결과 요즘은 오히려 항공 좌석이 부족할 정도”라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늘 존재한다. 좋은 일임에도 모두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건 혹여나 하는 주위의 시기가 걱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시기 대신 찬찬히 그 속을 들여다 봐야한다. 진지한 고민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생존전략을 재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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