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땐데…‘그릇된 애사심’에 아시아나 곤혹
이- 아시아나항공이 ‘팸투어 갑질' 논란으로 여행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김- 이메일을 통해 대한항공의 난징 팸투어에 참여하지 말라는 투로 압박했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종종 전화로 서운한 마음을 표현한다고들 하는데 이번에는 아마추어 같았다.
손- 표현이 상당히 강압적이었다.
김- 아무리 노선 담당이라고 해도 직책이 대리인데 여행사 팀장들에게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한 것은 지나친 것 같다.
손- 아시아나항공은 개인의 일탈 행위로 선을 그었다. 해당 대리는 보직도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직원인 것 같다.
김- 애사심이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됐다.
손- 대한항공에서 난징 스터디 팸투어 안내 메일을 1월16일 오전 9시40분 정도에 보냈는데, 아시아나항공에서 여행사한테 압박 메일을 보낸 시각이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이었다. 2시간 만에 대응했다.
김- 그나마 아시아나항공이 빠르게 대처하고 진화해 일이 더 커지지 않은 것 같다. 갑질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라 회사 자체를 흔들 수도 있었던 사안이었다. 더군다나 HDC가 인수하면서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 조심했어야 했다.
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묻힌 감이 있다. 게다가 해당 팸투어도 잠정 연기됐다.
편- HDC에서 아시아나항공 관련 내부 고발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비리나 부당한 일 등을 제보할 수 있다고 한다.
●피로도 높아진 항공권 플랫폼
이- 새로운 항공권 플랫폼들이 론칭을 앞두고 있다. SSG닷컴과 트리플은 익숙한 반면 티켓박스와 플라잉라쿤은 생소하다.
손- 티켓박스와 플라잉라쿤은 국내 스타트업으로 항공권만 취급하는 플랫폼이다.
김- 항공권 플랫폼은 이제 조금 진부한 느낌이다. ‘이제서야 진출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마저 든다. 획기적인 모델이 아니면 주목도가 떨어질 것 같다. 글로벌 OTA를 중심으로 시장이 굳어진 감이 있다.
손- 항공권만으로 경쟁하는 것 자체가 위험 부담이 있어 보인다.
이- 요즘은 트리플처럼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호텔, 액티비티 등을 판매하다 항공권까지 판매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게 트렌드인 것 같다.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익 측면에서 우려스럽다.
김- 실제로 몇몇 플랫폼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이- 그나마 SSG닷컴은 기존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을 것 같다. 다만 유통 대기업이 굳이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제한적인 항공권 사업까지 진출해야 하나 싶다. 신라트립처럼 기존 고객들을 위한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김- 최대 출국자 3,000만명을 나눠 먹는 상황이다. 여행사 입장에서도 더 이상의 외부 채널은 필요 없을 것 같다. 판매 채널이 부족해서 못 파는 상황은 아니다.
이- 여행사도 항공사도 자사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게 가장 좋다. 입점하는 곳이 늘어날수록 수수료 지출은 늘어나고,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부 채널 관리를 위한 품도 많이 든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은 많아지는데 가시적인 성과는 크지 않으니 여러모로 힘들 것 같다. 패키지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플랫폼마다 입력해야 하는 정보가 다르다 보니 손이 많이 간다고 한다.
편- 플랫폼 수가 일정 수준이면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너무 많아지면 여행사 등의 공급자들은 모든 플랫폼에 다 들어갈 수 없는 노릇이니 자사에게 유리한 플랫폼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플랫폼들이 오히려 공급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플랫폼 간의 경쟁도 심화될 것 같다.
●패키지도 홉온 홉오프
이- 하나투어가 ‘퍼즐팩’ 카드를 다시 꺼냈다. 2004년 처음 출시했을 때와는 분명 다르지만 콘셉트는 비슷하다. FIT가 특정 일정만 패키지에 참여했다가 일정이 끝나면 빠지는 형태다.
김- 내 스타일이다.
손-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봐서는 복잡한 것 같다.
이- 퍼즐팩의 경우 전체 패키지 일정에 참여하는 한국 출발 팀이 있다. 이 패키지 상품에 중간중간 투어텔과 현지투어 형태로 FIT가 조인하는 방식이다. 하나투어가 따로따로 판매하던 상품들을 퍼즐팩이라는 이름으로 합쳐놓았다.
김- 일정 중에 멤버가 계속 바뀌겠다.
손- 패키지의 경우 최소 출발 인원이 정해져 있다. 이건 어떻게 진행되는가.
이- 한국에서 패키지 팀이 출발을 못하더라도 현지 투어 및 투어텔에 참여하는 인원이 4명만 되면 출발을 보장한다. 하나투어에서는 최소 출발 보장 인원이 적은 게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번 휴가 때 말레이시아 여행을 비슷한 방식으로 즐겼다. 모든 일정을 패키지로 참여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이틀 정도만 현지 여행사의 투어에 참여했다. 퍼즐팩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 퍼즐팩으로 인솔자들의 업무도 늘어날 것 같다. 인원 확인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어남에 따라 인솔자나 가이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편- 랜드사도 마찬가지다. 인원에 따라서 차량을 그날그날 다르게 섭외해야 할 것 같다.
김- 현지에서 데이투어 운영하는 여행사들은 지금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인원이 적으면 승합차, 20명 넘으면 대형 버스를 이용하는 식이다.
지- 전체 일정에 참여하는 패키지팀 입장에서는 인원이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어났다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김- 그런 부분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패키지 여행을 해보면 안다. 일정은 함께 하지만 서로 참견하지 않고 각자의 여행을 즐기기 때문이다.
곽- 퍼즐팩 가격은 메리트가 있나.
이- 기존 패키지 가격대와 비슷하다. 투어텔과 현지투어도 마찬가지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강화송, 이은지, 곽서희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지=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