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블록·취소료 떠안는 랜드사 … 폐업 엄포 여행사도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지속되면서 여행업계 내부에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항공사와 현지 호텔에서 발생하는 취소료 부담 및 하드블록이 논쟁의 핵심이다.


동계 시즌 클락 전세기를 운항하고 있는 A랜드사 관계자는 “사태가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항공사가 계약 취소를 해줬는데, 한 항공사는 계약을 고집하고 있어 금전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전했다. 규모가 작을수록 대형 여행사에 비해 항공 좌석을 확보하기 어려워 위험을 감수하고 전세기나 하드블록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해가 더욱 크다. 현지 호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B랜드사 관계자는 “하드블록으로 진행해 현지 호텔에서는 수수료를 100% 적용하겠다고 한다”며 “중소 여행사 중에서는 고객들에게 돈을 못 받았다며 대금을 자꾸 요구하면 폐업해버리겠다고 하는 곳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행사와 랜드사 간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도 지적됐다. 여행사와 소비자 간에는 해외여행 약관에 취소수수료에 관해 명시돼있지만, 랜드사와 여행사는 계약서조차 제대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C랜드사 관계자는 “전세기나 특수 지역 상품의 경우 특별약관이 적용되는데 이번 사태 이후 일반 약관을 적용하는 여행사도 있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차액은 랜드사가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랜드사 관계자들은 여행사와의 거래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고, 항공사와 현지 호텔에 당장에 좌석과 객실을 공급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피해를 부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신의 씨앗도 움트고 있다. D랜드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면제해준 수수료를 가로챈다고 오해했는지 여행사에서 현지 랜드에 직접 접촉을 시도한 경우도 있다”며 “협력사로서 믿음을 가졌는데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랜드사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고객에게 취소수수료를 못 받았다고 하지만 사실 랜드사에서는 받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사태가 심각한 만큼 서로 예민해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