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수수료 돌려달라’ 고객 요구 이어져…매출 없고 지출만…현금 보유량 낮아 타격

잇따른 항공편 운항 중단이 취소수수료 갈등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운항 중단 공지 이전 취소수수료를 지불했던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다.  


운항 중단으로 해당 항공편에 대해 무료 취소가 가능해지자 수수료를 지불한 고객들은 ‘빨리 취소한 게 죄냐’는 입장이다.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빨리 취소했는데 오히려 취소수수료를 지불하게 돼 억울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행사와 항공사에 꾸준한 항의를 통해 압박을 가하자는 움직임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항공편이 결항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행사들은 난처함을 표했다. 항공사에서 비운항 및 스케줄 변경, 입국거부 공지 전 취소하는 승객들에 대해서는 규정 상 소급적용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미 항공사에 수수료를 지불한 상황에서 여행사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어쩔 수 없이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예약은 안 들어오고 한 달 넘게 취소 문의만 계속 들어오니 고객과 여행사 직원 모두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하소연했다. 


고객들의 취소 러시로 항공사 자금 경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적사들이 잇따라 인력감축에 돌입한 데 이어 임직원의 임금을 일부 지불하지 못하는 항공사도 나온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자금력이 약한 항공사는 고객 환불금을 지불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한탄도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현금 보유 비중이 낮은 항공사는 현금 흐름으로 돌려 막는 경우가 많은데 매출은 없고 지출만 이어지고 있으니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언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모른다는 점도 난관이다. 여행사와 항공사 모두 일본 보이콧으로 인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환불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여행업계의 역대급 위기 상황에서 버티지 못하는 항공사와 여행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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