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월 여행상품 예약 전년대비 1조6,460억원 감소 추정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확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건의
민관 힘 합쳐 한국안전캠페인·한일관광교류 등 준비해야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앓은 지 3월2일로 40일이 넘었다. 이러한 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2월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행업계의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공유했다. KATA 오창희 회장은 여행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내자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편집자주>

한국여행업협회 오창희 회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2월까지 주요 여행사 12곳의 피해금액은 5,002억원에 달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여행업계 전체 피해도 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 특별고용업종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절차도 간소화시켜 여행사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여행업협회 오창희 회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2월까지 주요 여행사 12곳의 피해금액은 5,002억원에 달한다”며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여행업계 전체 피해도 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 특별고용업종 지정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절차도 간소화시켜 여행사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가 매우 힘들다.


작년 부임해서 첫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을 땐 여러 계획과 포부를 밝혔고, 상반기 동안 순항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7월 노재팬부터 업계가 힘들어졌다. 그나마 2020년을 시작하면서 나아질 기미가 조금 보였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아웃바운드, 국내여행 모든 부분의 회원사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단순 판매 부진을 넘어 생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달 14일에 회원사 대상 긴급 고용유지지원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210개 업체가 참석했다. 참가 접수 안내가 나가고 이틀 만에 모인 숫자다. 연말 정기총회 진행을 위해서 한 달 전부터 참가 신청을 받아도 200곳을 겨우 넘긴다는 점을 상기하면, 지금 업계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이 어려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선 내수 소비가 살아나야 여행도 할 수 있는 만큼 사태가 조기 진정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물론 KATA는 지금까지 협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협회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그만큼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KATA가 좀 더 회원사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였다. 다방면에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 1월24일부터 KATA 상황반을 운영하며 업계 일일 동향을 파악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기관에 협조하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중국시장위원회, 인·아웃바운드 위원회, 여행업계-항공사 간담회, KATA 회장단 긴급회의 등을 통해 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여행 취소에 따른 여행사 손실 지원 ▲세제혜택 및 운영자금 지원 ▲고용유지를 위한 관광·여행업계 특별지원금 지급 ▲한일 관광교류 조기 정상화 ▲인·아웃바운드 유치 다변화를 위한 활동 지원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도 내국세 신고 납부 기한 연장(6개월 이내, 추가 6개월 재연장 가능)을 비롯한 세정 지원 방안, 여행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500억원 규모의 관광진흥개발기금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지원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과 여행업계가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2월24일 기준)인데, 이 자리에서 여행업을 포함한 관광업 전체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상향을 제안할 것이다. 또 기업들이 편리하게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안내하고, 신청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겠다. 고용보험법을 보면, 고용부장관 고시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비율을 3/4까지 1년 범위에서 높일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2월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행업계의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공유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2월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행업계의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공유했다

-여행사 취소 및 피해 현황은.


2월3일 기준으로 발표했던 자료 이후 공식적인 피해 현황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와 1~2일 주기로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다. 문관부를 통해서 청와대까지 관련 소식이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최근 자료를 보면, 아웃바운드 전문 12개 여행사를 기준으로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월까지 예약인원 193만5,998명 중 86만5,320명이 취소(취소율 44.7%)했고, 손실금액은 5,002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고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12개사 고용인원 6,393명 중 2,800여명의 고용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도 문제다. 3~6월 예약현황은 전년 실적대비 1조6,460억원(-396만8,668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12월까지 이어진다면 4조2,733억원(-953만4,977명)으로 피해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방한 중국인도 703개 단체 1만4,986명이 예약을 취소해 피해액은 9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행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여행수요 위축 여파가 향후 3~4개월 지속될 경우 여행업계 전체 피해 규모는 2조원, 일자리는 3만5,000여개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소수수료가 뜨거운 감자였다.


이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지난달에 2번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공정위도 이번 사태만큼은 여행사의 어려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취소수수료의 경우 여행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그렇지만 공정위도 지금 상황에서 당장 무언가 대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공정위도 표준약관 적용이 아닌 특약 정도를 마련하는 게 어떻겠냐는 것에 그쳤고, 앞으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KATA도 회원사들의 어려움에 동참한다. 2/4분기 분담금을 받지 않을 예정이고, 여러 부분에서 예산을 절감해 협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협회 총회, 여행사 친화적 시상식 등의 행사도 규모를 축소해 진행할 것이다. 또 4월 서울에서 예정된 세계여행업협회연맹(WTAAA, World Travel Agents Associations Alliance)의 상반기 이사회도 지금까지는 변동사항이 없다. 업계 상황도 지속적으로 정부에 알리겠다. 특히 관광기금 융자 확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 현재 3월30일까지 접수하고, 4월22일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데, 접수되는 대로 우선 융자배정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 또 여행업계 휴직, 휴무자 교육훈련을 위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끝난 직후 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 한국관광공사, 여행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2월21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한 간담회에서 이야기했듯이 내·외국인 관광객 대상 안전한 대한민국 캠페인, 한일관광 교류 확대 및 촉진 행사 등 여행 관련 프로모션을 준비해야 한다. 또 여행업계가 사업을 위한 해외 출장이 많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특임대사가 함께해 한국의 안전한 상황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KATA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회원사에게 힘이 될만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겠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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