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관광교류가 올스톱 됐다. 입국 금지 조치와 여객 수요 급감으로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은 운항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업무차 토고에서 지내던 지인도 매서운 바이러스의 여파로 서둘러 한국행을 택했다. 하지만 귀국길은 순탄치 않았다.


문제는 날짜 변경 과정이었다. 지인은 여행사로부터 토고-에티오피아 구간 운항 시간이 변경돼 출발일을 다음 주로 미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항공사를 통해 직접 발권한 다른 승객들은 에티오피아에서 스톱오버를 하는 선택지를 제공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인은 바로 여행사에 항의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인천-에티오피아 노선은 지인이 타고 온 항공편을 마지막으로 운항 중단에 돌입했다.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할 뻔했다며 항의하는 지인에게 여행사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공항에서 착륙금지를 당해 비행기를 돌리는 마당에 여행사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이어 “원래는 일본 전문 여행사인데, 일본 보이콧으로 힘들어져서 아프리카까지 손을 뻗게 됐다”며 일처리가 미숙했던 점에 대해서 사과를 구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들 한다. 그동안 국지적인 이슈야 다른 활로를 찾으면서 영업을 이어나갔다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여행시장 전면 중단이라는 극한의 사태에 직면했다. 전례 없는 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비상한 대책은 굳이 새로운 것이 아니어도 좋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 채워나가면 되고, 잘할 수 있는 걸 더 잘하면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전문성을 무기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고객들은 여행사로부터 확신과 편리함을 원한다.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전문가의 노하우를 사는 셈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약 없는 단축근무에 무료함을 토로하는 업계 종사자들도 많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스스로를 점검할 때다. 고객들이 어떤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꼈는지, 어떤 형태의 상품을 더 선호하는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사태가 종식된 이후 가장 먼저 치고 올라갈 회생의 기회도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자들에게만 올 테니.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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