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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정상에서 내려다본 양떼목장 풍경
산책로 정상에서 내려다본 양떼목장 풍경

평균 해발고도가 700미터인 ‘해피 평창’에서는 옷깃을 자꾸 여몄다. 3월 말, 아직은 바람이 차가운 봄이었다. 하지만 어린 양들은 이미 두터운 옷을 벗어던지고 봄맞이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대관령 양떼목장에 지내는 300여 마리의 양들은 1년에 한 번 2~3월 사이에 두툼하게 자란 털을 깎는다. 동글동글한 털뭉치를 입은 양들이 자연초를 뜯어 먹는 풍경을 기대했건만 바리캉으로 맨들맨들 말끔하게 이발을 마친 양들은 목장 안에서 우적우적 건초를 씹고 있었다. 양들은 5월부터 9월까지 가축장에서 벗어나 방목한다. 아직은 춥지 아닐까? 아니, 걱정 말란다. 여전히 10센티 정도 길이의 털을 남겨뒀으니. 양은 피부가 약해 햇빛을 그대로 쬐이면 피부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 여름에도 반드시 피부를 보호할 털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푸릇푸릇한 풀을 뜯을 생각에 잠겼는지 양들의 눈빛이 반짝 설렌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관광을 목적으로 조성된 최초의 양목장이다. 1988년 대관령 산자락에 터를 잡았다. 대관령까지 접근성이 떨어졌던 시절이었다. 양떼목장은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 10년 넘게 아주 천천히 다듬어졌다.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 그 아래 초록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수 백 마리의 양. 이런 이국적인 풍경이 예뻐 입소문을 탔고 2004년부터 양떼목장은 애초의 계획처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유료 입장을 시작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는 약 300여 마리의 양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입장료에는 건초주기 체험권이 포함돼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는 약 300여 마리의 양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입장료에는 건초주기 체험권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양떼목장이 이국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있다. 일단 국내에 양목장이 흔하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양고기의 소비량이겠다. 돼지나 닭, 소 등에 비해 양고기를 유통할 만큼의 소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양목장은 관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접할 기회가 적으니 생경할 수밖에. 게다가 생각보다 양들의 엥겔지수가 높다. 하루에 양 한마리가 먹어 치우는 건초 양은 무려 3kg, 자연초는 7kg까지도 먹는데 이는 1마리가 풀밭 200평을 차지하는 수준이란다. 이제 보니 가만있는 아이가 없다. 관광객이 건네주는 건초를 받아먹거나 앉아서 끊임없이 입을 씰룩대며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무척 부지런한 동물이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산책로도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오른쪽 길은 산책로1, 왼쪽 길은 산책로2다. 해발 920m 정상까지 찍고 한 바퀴 휙 돌아보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가볍게 걷고 나니 마음도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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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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