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낯익은 밀어를 속삭이기 시작하는 정오 무렵 배는 빠른 속도로 파도를 가르
기 시작했다.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다소 거칠어 보이는 바다엔 새벽에 정박한 거대한 유람
선 스타크루즈도 떠있고 영화에서만 보던 항공모함도 떠 있다. 평소엔 보기 힘든 볼거리. 또
다른 천국을 연출하는 메이통으로 가는 길. 행운이 줄곧 따라 다닐 것 같다.

세상엔 오직 메이통과 우리뿐…
태국 푸켓 남동쪽, 판와 언덕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섬이 메이통(Meiton)이다. 길게 가로
질러 드러누운 섬의 모습이 꼭 뱀같다. 실제로 인도에서 뱀 2마리가 유람을 나왔다가 돌아
가지 못해 섬으로 변해버렸고 머리 모양은 인도가 그리워 인도양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얼
핏 보면 무인도같아 보이는 저 섬이 왜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지는 뱃머리가 육지
에서 보이는 반대편으로 돌아서면 금새 알게 된다.
메이통을 향해 떠나는 부두는 아우 막캄. 그 앞 바다는 항공모함까지 정박할 수 있는 깊은
바다. 하지만 30여분 타고간 배가 반대편으로 돌아서면 언제 바다는 거칠었냐는 듯 조용하
고 맑다. 그리고 해변가로는 하얀 건물과 태국 전통식의 붉은 지붕을 한 객실들이 보인다.
“아, 이런 모습이구나” 감탄. 이어 “도착한 선착장이 뱀모양을 한 섬의 꼬리 부분이고 객
실이 위치한 곳이 몸통”이라는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섬 하나에 들어선 하나의 리조
트가 곧 메이통 리조트(The Meiton Resort)이다. 허락받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곳. 마치
그곳이 세계의 전부같다. 어제의 결제 보고서도, 분주한 결혼식장도 더 이상 내 것이 아니
다. 나와 반쪽이 만들 꿈같은 영화만 촬영하면 된다.
본섬과 선착장을 연결하는 다리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웅성거린다. 누군가
빵조각을 바다위로 뿌리자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이 새카매지도록 몰려든다. 스노클링만으로
도 열대어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섬. 어서 여장을 풀고 바다로 들어가고 싶다.
여행객들이 섬에 도착하면 체크인 수속을 하느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체크인은 아우 막
캄 부두에 위치한 전용 창구에서 이미 끝냈기 때문이다. 짐에는 방번호가 찍힌 꼬리표가 붙
고 열쇠만 받아 잘 챙기면 그만이다. 메이통에 도착하면 바로 작은 전기차를 타고 객실로
이동해 여장을 풀면 된다. 성급한 여행객들은 그 순간도 못 참고 선착장에서 바다로 뛰어들
기도 한다.

“집을 한채 드립니다”
“메이통에 가면 객실은 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있는 동안 모든 것을 즐기실 수 있는 집 한
채를 드립니다.” 메이통 전문 가이드 김 태원 씨가 여행온 손님들에게 제일 먼저 하는 말
이다. 이처럼 메이통의 객실은 일반 호텔과 전혀 다르다. 방 하나 하나가 모두 독립돼 있다.
우리들만의 집인 것이다. 이러한 독립 빌라가 총 75채. 뒤에 있는 빌라는 바다가 보이지 않
을 것 같지만 비스듬히 언덕위로 올라가고 지그재그로 빌라를 지어 어디에서건 바다가 보인
다.
낮은 계단을 올라가 집에 들어서면 바다가 널찍히 보이는 베란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과 침실, 욕실이 구분돼 있다. 테이블에 놓인
알록달록한 꽃들과 싱싱한 과일들이 싱그럽다. 태국을 상징하는 여러 문양들이 장식된 소품
들이 아기자기하다. 하얀 침대 위에는 두 사람의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무늬가 꽃으로 장식
돼 있고 너나 할 것없이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다정한 포즈를 연출하
는 것이다.

즐거운 리조트 탐험
여장을 풀면 이제 본격적으로 리조트와 친해지기에 나서보자. 전기와 수도, 정화시설까지 자
가 발전으로 운영되는 메이통 안에는 없는 것이 없다. 객실 앞쪽에 위치한 비치에서 태양과
당당히 대면해도 되고 그리스 신전을 본딴 풀바 지붕이 인상적인 풀장에서 한낮의 오수를
즐겨도 된다. 애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와 달리 거리낌없는 서구인들의 밀회를 은근
슬쩍 구경할 수 있다.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스노클링, 카누, 요트, 스쿠버 다이빙, 윈드서핑, 패러세일링 등 각종
해양스포츠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당구와 탁구, 테니스를 할 수도 있다. 헬스기구들을 구비
한 체육관과 사우나와 마사지, 다이빙 연습을 할 수 있는 5m 깊이의 실내수영장, 구급약과
간단한 응급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 머리를 손질할 수 있는 뷰티숍까지 리조트 안에 갖추
어놓고 있다.

산해진미가 ‘가득’
출출해지면 식당 순례에 나설 수 있다. 메이통 내에는 서양식, 일식, 중식, 이탈리안식까지
푸짐하고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선착장에서 들어서면 보이는 오른쪽 식당인 ‘보야저
(Le Voyageur)’에서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유럽식 음식을 제공하며 ‘코 카이샤(Ko Kai
sha)에서는 깔끔한 일식을 제공한다.
메인 로비 아래층인 ‘살라 타이(Sala thai)’에서는 태국식과 중식을 비롯한 아시안 음식들
을 맛볼 수 있다. 테니스코트 옆 언덕에 위치한 ‘힐사이드 그릴’에서는 숯불에 구운 각종
해산물과 스테이크, 생선류 등을 먹을 수 있다. 밤이면 아늑한 불빛과 함께 바닷소리를 들으
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낭만적인 곳이다. 성수기에는 풀장 뒷편에 이탈리안 파스타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파스타 비치 바’를 운영하기도 한다. 풀바와 메인 바에서는 칵테일과 시
원한 맥주, 각종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점심은 입맛을 고려해 중식을 비롯한 아시안식이, 저녁에는 해산물을 원없
이 먹을 수 있는 바비큐식을 추천할 수 있다.
이벤트도 종종 펼쳐져 지루하지 않다. 매일 저녁 6∼7시까지는 로비에서 스포츠 센터 직원
들이 마련한 칵테일 파티가 있고 성수기 때 매주 월, 목요일에는 약식 타이 복싱을 곁들인
야외 뷔페 파티도 이어진다. 생일을 맞은 투숙객을 위한 즉석 생일 파티도 열려 흥미를 더
한다.
푸르스름한 어둠속으로 달빛과 불빛이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밤과 태양이
뜨는 이른 아침엔 메이통은 다시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밤엔 선착장으로 몰려나가 오징어
낚시를 할 수도 있고 24시간 개방되는 풀장 물속에 누워 쏟아지는 별들을 한몸에 맞이할 수
도 있다. 이른 아침, 뷰포인트에 올라가 맞이하는 일출은 새로운 오늘과 내일을 위한 전주곡
이다.
취재협조 = 미라클 투어 02-817-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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