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언론인대상·관광문학상 등 내년 개최 목표
K-Stay 등 창의적 노력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온라인 영향력 크지만 인쇄 매체도 지속될 것

관광언론지 트래블프레스(Travel Press)가 2020년 창간  40주년을 맞이했다. 관광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80년 창간해 지금까지 국제적 시각으로 관광을 기록해 왔다. 40년 동안 관광 언론인이자 관광인으로서 왕성하게 활약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한 현역으로서 현장을 지키겠다는 트래블프레스 소재필 회장. 관광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 앞에서 여든 둘이라는 나이는 그저 무색한 숫자일 뿐이다. 소재필 회장을 만나 지난날의 소회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관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트래블프레스 소재필 회장이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K-Stay, 여행사 합병 등 특단의 조치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종사자들도 업계를 떠나기보다 포스트 코로나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에 힘썼으면 한다”고 전했다
트래블프레스 소재필 회장이 “코로나19로 관광업계가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K-Stay, 여행사 합병 등 특단의 조치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종사자들도 업계를 떠나기보다 포스트 코로나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에 힘썼으면 한다”고 전했다

-창간 40주년을 맞은 감회가 어떤가.


1980년, 관광이라고 하면 놀고 먹고 마시는 유흥의 개념만 있었던 시절에 트래블프레스를 창간하고 지금까지 이어왔다.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했지만 잡지를 발간할 때마다 뿌듯함이 컸다. 외화 획득의 견인차이자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관광이 지닌 참 의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국내 여러 관광 관련 매체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콘텐츠도 다수 배포함으로써 세계에 한국 관광산업을 알렸다고 생각한다. 1990년부터 국영문판을 동시 발간해 아시아태평양관광협(PATA), 일본여행업협회(JATA), 스콜(SKAL) 등 각종 국제 트래블 이벤트를 통해 한국 관광을 세계에 소개했다. 지금까지 260호에 달하는 잡지를 발행하면서 한국 관광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다. 인력 양성에도 간접적으로나마 힘을 보탰다. 40년 동안 트래블프레스를 거쳐 간 인재들이 지금까지 관광업계 발전에 공헌하고 있어 뿌듯하다. 또 재작년 강릉에서 열린 PATA 연차총회도 기억에 남는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PATA 국제이사이자 평생회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광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PATA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40주년을 기념해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하던 중에 안타깝게도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가 닥쳤고, 관광업계뿐만 아니라 세계가 큰 혼란에 빠져 상심이 크다. 분명 어려운 시기지만 관광업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한다.


-어떤 기념사업들을 구상했었는가. 


한국의 관광산업은 인·아웃바운드를 합쳐 매우 큰 시장이다. 이러한 산업을 뒷받침하고 여러 방면에서 도와줄 수 있는 관광 언론의 필요성을 오랫동안 절감했다. 따라서 전문성이 강한 관광 언론사와 기자 양성에 힘을 실어줄 한국관광언론재단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구상해 왔다. 한국관광언론인 시상식도 올해부터 개최할 생각이었다. 관광업계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언론인들은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차원이다. 또 한국관광문학상을 만들어 우수한 콘텐츠 생산자를 시상하고 격려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와이관광청 한국지사장을 역임(1990년~2005년)하던 때 트래블 에세이 콘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코로나19로 당초 계획대로 올해 이 사업들을 시작하기는 힘들어졌다. 아예 접는 게 아니라 내년으로 연기해 꼭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50주년까지 할 수 있도록 끝까지 현장을 지키겠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하와이관광청 한국지사를 운영하면서 한국과 하와이 협력 증진에 교두보 역할을 했었는데, 그런 노력을 다각적으로 이어가겠다. 트래블프레스 오프라인 발행도 계속할 것이다. 온라인의 급격한 성장으로 오프라인 인쇄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인쇄 매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화는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인쇄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꾸준히 여행 문화를 기록하겠다. 1990년부터 한국국제관광전(KOTFA)의 공식 데일리 신문을 제작해 왔는데 올해도 제작할 예정이다. 코트파 박람회는 서울시가 주최해왔던 서울국제트래블마트(SITM)와 2019년 통합돼 서울국제관광산업박람회(SITIF)로 개최되고 있는데, 올해는 11월9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데일리 신문 발간을 통해 한국과 세계 각국의 여행 문화 교류에 힘쓰겠다. 하나투어 박람회 등 굵직한 박람회가 올해 열리지 않는 만큼 SITIF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겠다.


-여행업계가 그야말로 멈춰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계속 망연자실한 상태로 지낼 수만은 없다. 민관이 힘을 합쳐 창의적인 여행 상품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K-Stay를 예로 들 수 있다. 지금 당장 외래객 유치는 힘들겠으나 지자체와 여행사가 협업해 다양한 숙박 상품을 기획하거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숙박 모델을 만들면 좋겠다. 인·아웃바운드 전문 여행사들도 매우 어려운 시기인데, 기업합병 등 대승적인 M&A로 돌파구를 찾고 상생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전에 없던 과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 관광산업 규모는 인바운드 1,800만명, 아웃바운드 3,000만명으로 결코 작지 않다. 잠재력과 위기대응력도 그만큼 크다. 관광업계 종사자 모두가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관광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그동안 일상에 치여 미뤄뒀던 공부를 하거나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등 꾸준한 자기계발로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자는 얘기다. 한국은 위기극복의 DNA를 갖고 있다. 머지않아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관광인들 모두가 용기를 갖고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


대담=김선주 기자, 정리·사진=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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