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이자 세계 경제의 약 10%를 차지하는 여행업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주요 항공사와 호텔을 비롯해 소규모 기업체로 구성된 여행업 80%가 영향을 받는 등 관련 생태계에서는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최대 7,50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연 여행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관련 당사자 모두가 협력한다면 가능하다.

우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국가가 여행업 충격 완화 정책을 마련했으며,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긴급 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해 금융 지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회복에는 정부와 업계 관계자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가령 관광공사와 각 지자체의 관광 관련 부처는 온라인 여행사(OTA)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방대한 숙소 정보와 다양한 마케팅 툴은 잠재 여행객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지자체에서는 인센티브 지원 등으로 여행 심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밖에 이미 많은 국가가 관련 기업들과 함께 안전 및 위생 기준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으며, 이는 여행 심리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앞으로의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세계관광기구(UNWTO)는 전 세계 관광업의 안전하고 순조로운 재개에 도움을 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혁신과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행객의 기대와 요구는 달라질 것이며, 모바일 체크인 등 안전과 유연함이 우선시 되는 방법 모색 등 변화에 따른 혁신은 필수적이다. 호텔과 항공사는 취소 정책과 절차를 개선하고 보완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유연한 예약 옵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숙박가능 범위와 가격전략, 최적의 숙박·항공권 제공을 위한 다양한 판매 채널과의 협력 등이 포함된다.

물론 여행객도 회복을 위한 과정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국가 간 여행이 재개돼도 회복 속도는 각기 다를 것이고, 특히 책임 있는 여행에 대한 공감대 없이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아고다의 ‘향후 10년 여행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5% 이상이 친환경 여행을 선택할 것이라 답했다. 친환경적인 숙소를 찾거나 지역 사회의 소비 확산과 활성화를 위해 덜 알려진 여행지를 방문하는 등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천할 수 있다. 

여행업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였고, 위기를 극복하는 회복력도 강하다. 여행 욕구가 감소하진 않겠지만 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과 노력이 요구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여행 산업에 지속가능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관계된 모든 이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아고다(Agoda)는 2005년 싱가포르에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디지털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의 250만 개가 넘는 숙박 시설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2019년부터는 항공권과 패키지(항공권+숙소)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글 아고다 데미안 피르쉬 Damien Pfirsch 전략 파트너십·프로그램 담당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