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스팟! 동해바다 1박2일] 下

양양에는 서피비치, 설악해수욕장, 하조대해수욕장 등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스폿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소박한 매력이 돋보인다는 죽도해변을 찾았다
양양에는 서피비치, 설악해수욕장, 하조대해수욕장 등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스폿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소박한 매력이 돋보인다는 죽도해변을 찾았다

죽도해변에도 여러 서핑 숍이 있었지만 해변과 가장 가까운 서프오션을 찾았다. 오픈한지 3년차 된 숍으로 유기견 출신 ‘오션’이가 격하게 꼬리치며 반긴다. 미리 예약을 해도 되지만 죽도해변에 왔다가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숍을 찾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시기에 따라 강습은 하루 2~3회 진행된다.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한 법이다. 바닷가에 나가기 전 사전 교육이 진행됐다. 서핑 포인트로서의 죽도해변에 대한 이야기와 서핑 장비, 자세, 각종 규칙들이 나열됐다. 서핑 경력 6년차에 접어들었다는 임기남 강사는 시작에 앞서 오해부터 풀어줬다. 그에 따르면 4~5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서핑 붐이 일면서 이제는 강습이 필요한 초보자들은 줄었고, 오히려 슈트와 보드를 빌려 서핑을 즐기고 가는 아마추어 서퍼는 늘어났단다. 또 요즘에는 어린이들도 서핑을 배우고,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한 40~50대 부모들도 함께 서핑을 배운다고 했다. 그만큼 이제 국내에서도 서핑은 남녀노소가 즐기는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혼자라고 쭈뼛거릴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서핑은 혼자 하는 레포츠다. 


몸에 딱 맞는 웨트 슈트를 입고 롱보드를 가지고 바닷가로 나갔다. 길이에 따라 롱보드와 숏보드, 펀보드로 나뉘는데, 초보자들에게는 부력이 높은 롱보드가 적합하다. 한 손으로 보드를 들고 걷는 멋을 부려보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무거워 실패했다. 스펀지와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소프트 형태의 롱보드는 7~8kg에 달한다. 여성 초보자들이여, 보드는 양손으로 단단히 들고 걷길! 

죽도해변의 거리. 서핑 숍과 게스트하우스, 펍 등을 만날 수 있다
죽도해변의 거리. 서핑 숍과 게스트하우스, 펍 등을 만날 수 있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들 


서핑 초보자가 기억해야할 동작은 세 가지다. 엎드리기, 패들링하기, 일어서기(테이크 오프). 보드 가운데에 엎드려 양 팔을 번갈아가며 휘저어 속도를 낸 다음 양손으로 보드를 집고 한발, 한발씩 일어나 중심을 잡는 것이 기본 동작이다. 보드와 몸을 연결해주는 리시를 한쪽 발목과 보드 테일에 고정하는 것은 필수다. 


막상 바닷물에 들어가니 물은 차고 수심은 깊어보였다. 덜컥 겁이 났다. 열심히 패들링해 앞으로 나아갔는데 두려움이 엄습했다. 선생님이 직접 보드에서 내려와 수심이 가슴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확인해주고 난 다음에서야 일어서기를 시도할 수 있었다. 바다를 등지고 해변을 바라보며 있는 힘껏 팔을 저어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어라? 신기하게도 단번에 보드 위에 일어서 물결(파도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이었다)을 따라 모래사장까지 착륙한 것이다. 함께 강습에 참여한 이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왜 초여름의 죽도해변이 서핑 초보자들에게 제격인지 격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파도를 타기 전 기본적인 동작을 익히기에 죽도해변의 파도는 너그럽다.  


물론 매번 일어서기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바닷물에 풍덩 빠진 횟수가 더 많았을 거다. 그래도 이날 나는 여러 번 실패하고 여러 번 성공을 맛봤다. 그 희열에는 중독성도 꽤나 강해 그만 주말 계획을 다시 양양으로 돌려버렸다. 왜 서퍼들이 틈만 나면 파도를 찾아다니는지, 해 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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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있는 여행 [서핑 스팟! 동해바다 1박2일]

 

글·사진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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