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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늘자 7월 부산행 여객 27.3% 증가, 제주는 주춤
위기 속 숙박 예약 앱 건재, 야놀자·여기어때 이용량 ↑
8월 중순 국내여행 선결제 사업 통해 패키지 미래 가늠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여행업계는 국내여행 집중 모드로 돌입했다. 저비용항공사는 사천, 군산, 원주를 제외하고 여수, 양양, 포항, 청주 등 대부분의 지역에 신규 취항을  진행하고 있다. 김포 노선뿐만 아니라 김해, 청주, 대구 출발 노선도 확장 중이다. 여행사의 경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패키지 중심의 전통 여행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OTA는 이용량이 증가하는 등 위기 속에서 선전하고 있다. 분명 힘든 상황이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분주한 여행업계의 현재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저가 공세로 국내선 띄우기 사활 


국제선이 꽉 막히자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국내선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화물기 운항이 가능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여객 중심인 LCC는 국내선에 더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체 국내선은 5월부터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답답한 상황으로, 특가 프로모션과 신규 취항에 의존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9개의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출도착 및 환승 기준)은 전년동기대비 71.9% 감소한 877만9,870명에 그쳤다. 반면 국내선 여객(출도착 및 환승 기준)은 같은 기간 33.6% 줄어든 2,130만1,565명으로 집계됐다. LCC보다 FSC의 감소폭이 좀 더 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국내선 여객은 814만7,818명(-39.6%), 전체 LCC의 여객은 1,314만3,747명(-29.3%)이었다. LCC의 경우 5월부터 조금씩 늘려 나간 신규 노선의 덕을 봤으며, 이러한 행보는 8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부산은 LCC의 국내선 특가 공세의 수혜 지역으로 꼽혔다. 김포-김해 노선의 여객 수는 5월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다 6월부턴 성장세로 접어들었다. 한국공항공사의 6월 국내선 통계를 보면, 김포-김해 노선의 여객은 전년동기대비 27.3% 많아진 30만4,921명으로 집계됐다. 7월은 좀 더 낫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Airportal)의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7월1일부터 26일(7월27일 기준)까지 김포-김해 이용객(출도착 기준)은 전년동기대비 38.5% 증가한 28만2,045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여전하지만 작년과 비교해 김해 노선을 운영하는 국적 항공사가 5개(진에어, 티웨이항공 신규 취항)로 늘었으며,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고속버스, 고속철도와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8월21일부터 에어서울이 김포-김해 노선을 매일 왕복 4회 운항할 계획이라 이러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선 여객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은 같은 기간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CC의 신규 취항 러시가 이어진 양양도 눈여겨 볼만하다. 티웨이항공은 LCC 최초로 6월 말부터 광주, 부산에서 양양을 잇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7월 중순부터 김포-양양 노선에 취항했으며, 8월14일부터 대구-양양 노선의 운항도 예정돼 있다. 제주항공 또한 7월17일부터 8월23일까지 김해-양양 노선을 한시적으로 운영 중이다.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여행지로 소개되는 등 양양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CC의 양양 노선 평균 탑승률은 50%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선의 경우 운임이 저렴해 국제선을 온전히 대체하기 힘들고, 저가 경쟁까지 시작돼 앞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당분간 국내선에 기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패키지 위기 속 개별 예약 고착화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된다면 국내여행의 개별화, 소형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호텔은 철저한 방역을 바탕으로 호텔 내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으며, 항공사의 경우 제휴가 아닌 액티비티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여행사의 경우 개별 여행 관련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플라이강원(4V)은 6월 말 프라이빗 비치를 보유한 서핑 전문 업체 서피비치와 함께 ‘에어서핑(Air Surfing)’을 선보였다. 에어서핑 상품은 김포-양양 항공권과 서핑 체험 강습권을 묶어 최저 7만원부터 판매되고 있으며, 8월14일부터 취항하는 양양-대구 노선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규모가 있는 4~5성급 호텔들은 외부로 나가지 않고 호텔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는 곳들은 다양한 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8월 말 해운대에 개관할 그랜드 조선 부산은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행물품 대여 서비스 프로그램 ‘렌딩 라이브러리’, 키즈 서비스 및 액티비티 프로그램 ‘조선 주니어’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는 럭셔리 호캉스 ‘올 어바웃 럭셔리’ 패키지 등을 선보였다. 


전통 패키지 여행사와 달리 스타트업이나 소형 여행사들은 테마 여행에 힘을 싣고 있다. 그중에서도 로컬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인이면서 인문학, 요리 등 특정 주제의 전문가가 여행을 이끄는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패키지 중심의 국내 전문 여행사들은 최근 10만원 내외의 저가 상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8명 우리끼리, 목적지까지 개별 이동하는 현지투어, 소규모 럭셔리 투어 등의 신상품을 고민할 수 있으나 수익성과 수요가 받쳐줄지는 미지수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국내여행 상품 선결제 사업에 여행사들이 내놓을 상품을 통해 코로나19 시대의 패키지 여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웃바운드 중심 여행사도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들이 국내여행 부서 인원을 충원하고, 제주도와 울릉도 중심으로 상품을 준비했으나 기존 사업을 대신할 정도의 수요를 바라기는 사실상 힘들다.  

A여행사의 한 임원은 “국내여행은 숙박, 교통, 투어 등 전부 개별 판매가 이미 자리 잡은 상황이라 패키지가 들어갈 틈이 많지 않다”며 “게다가 지자체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전문 여행사와의 경쟁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해외여행이 재개되기 전에 앞으로 변할 여행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준비하고, 판매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여행업계가 침체된 상황임에도 OTA에의 영향력은 여전했으며, 이용량도 증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국내 숙박 앱의 6월 이용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안드로이드OS 기준, 야놀자는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166만9,308명, 여기어때는 16% 늘어난 142만3,880명, 데일리호텔은 46만3,760명(+5%)을 기록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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