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관광객 유치 지원 정책 중단
타이완·싱가포르, 한국인 입국 제한 강화
자가격리 완화·트래블 버블 대책도 무리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여행업계에 또 한 차례 한파가 몰려왔다. 해외여행은 차치하더라도, 그나마 활기를 띠기 시작했던 국내여행마저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국내여행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조심스레 펼쳤던 각종 인센티브 및 프로모션 정책들은 속속 중단됐고,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입국 제한 완화 조치를 내놨던 해외 국가들도 다시 빗장을 채웠다. 최근 점진적 입국 제한 완화를 요구했던 여행·항공업계의 공동 목소리도 힘을 잃었다. 


8월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41명으로 지난 3월 이후 일일 최대치를 찍었다. 14일 동안 누적 확진자도 4,000명에 육박했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도 국내여행 활성화 정책을 중단하거나 취소했다. 대한민국 숙박대전 할인권 발급이 8월20일부터 중단됐고, 9월 초 예정됐던 국내여행 상품 조기예약 할인 지원사업도 연기됐다. 방역 당국은 불요불급한 여행은 최대한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할 것을 당부했다. 주요 지자체와 기관들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내여행 활성화 카드를 버렸다.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항공노선 활성화를 위해 마련했던 ‘국내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제도를 중단했고, 거창군을 비롯해 창녕군, 논산시, 충청남도 등 각 지자체들도 단체관광객 유치 여행사를 대상으로 펼쳤던 인센티브 지원 프로그램을 일제히 중단했다. 광양시 랜선탈출 남도바닷길 여행, 청송사과축제, 과천축제 등 크고 작은 지역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그동안 점진적으로 한국인 대상 입국 제한을 완화했던 해외 국가들도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싱가포르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8월29일부터 기존 자가격리에서 시설격리로 검역을 강화했고, 타이완은 8월27일부터 기업인 입국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한국 내 재확산과는 별개지만 인도네시아 발리는 9월1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2020년 연말까지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 제출시 자가격리 조치를 면제하겠다던 하와이도 시행일을 8월에서 9월, 다시 10월로 두 차례나 연기했다. 터키문화관광부도 9월 말 코로나19 이후 첫 미디어 팸투어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최근 급히 취소했다. 


여행업계의 희망은 절망으로 급변했다.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던 국내여행이 다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코로나19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여행·항공업계가 조심스레 던졌던 점진적 인·아웃바운드 활성화라는 화두도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불거지지 않았던 8월10일,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세미나를 열고 ▲방역 우수 국가 간 제한적 여행 재개 ▲입국자 대상 14일 의무 자가격리 기간 완화 등 여행·항공업계의 건의사항을 도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에 불씨를 던지려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물거품이 됐다.   


한 관계자는 “다시 기본적인 마케팅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게 걱정”이라며 “국내여행부터 시작해 기업 간 국제교류로 이어지고 이게 점차 일반 여행으로까지 확산돼야 점진적이나마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는데, 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으니 갈 길은 더 멀어졌다”고 토로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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