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항공사 2분기 실적 발표…MU, 파격 가격정책 탓에 적자 심화

중국 국적항공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항공사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단계에 접어든 중국의 상황에 빗대어 종식 이후 항공사의 전망을 미리 예측해볼 수 있어 이번 발표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 항공사 중 전기대비 손실액을 가장 크게 줄인 곳은 중국남방항공(CZ)이다. 중국남방항공은 1분기에 53억 위안(한화 약 9,193억3,800만원)의 적자를 냈으나, 2분기에는 그보다 약 24억 위안이 감소한 29억 위안의 손실액을 기록했다. 결과 발표를 통해 중국남방항공 측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중국 항공시장이 가장 먼저 반등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배후에는 항공여행에 대한 강력한 잠재수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국제항공(CA)도 소폭이나마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국제항공의 2분기 손실액은 1분기(48억 위안)보다 약 2억 위안이 적은 46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항공사의 이 같은 회복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관광의 지속적인 활성화가 결정적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실제로 국내선을 통한 수입은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 세 항공사의 총 수입의 약 2/3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대적인 확산 이후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면서 9월2일 기준 17일째 본토의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인 상태다. 사실상 종식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바, 코로나19 종식 이후 항공사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항공사들의 이번 실적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전례 없는 강세와 여행수요 감소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아진 항공유 가격도 손실액 감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동방항공(MU)의 분위기는 달랐다. 1분기 36억 위안에서 2분기 46억 위안으로, 손실액이 약 10억 위안 증가하며 세 항공사 중 유일하게 1분기 대비 손실이 심화됐다. 분석가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항공요금을 대폭 할인하고 마진을 낮추는 등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 것이 주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 6월 ‘플라이앳윌(fly at will)’ 항공권 할인 패키지를 출시했다. 플라이앳윌은 12월31일까지 중국인 승객은 누구나 무제한으로 주말 비행편을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항공권 할인 패키지로 이목을 끌었다. 출시 이후 15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발생하는 등 중국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코로나19 위기 반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역효과가 난 셈이다. 글로벌 여행분석회사 포워드키즈(ForwardKeys)는 “9월 이후 중국 항공사들이 큰 폭의 할인을 계속 이어갈지, 다가오는 10월 휴가기간 동안 업계의 수익성이 정상궤도로 돌아올지 여부는 지켜봐야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8월 중국 국내여행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 반면, 국제선의 경우 중국 당국이 여전히 외국인 승객에 대한 엄격한 항공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아직 가시적인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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