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에서 한달살기 하며 ‘일+휴가’ 동시에
쏟아지는 데이유즈 패키지… ‘호텔서 일해요’ 독려
서울 내 호텔은 여전히 고전 중… 외국인 부재 탓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숙박 이외의 여러 가지 다양한 목적으로 숙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숙박 이외의 여러 가지 다양한 목적으로 숙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숙박 이외의 여러 가지 다양한 목적으로 숙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떤 소비자들은 원격근무가 늘면서 호텔이나 B&B 숙소에서 업무를 마치고 곧바로 휴가 모드로 전환하는가하면 아예 지방의 소도시로 내려가 장기 숙박하면서 여행하듯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도 늘어났다. 달라진 일상 속 얼리체크인이나 레이트체크아웃, 데이 유즈(Day Use), 1일2끼 룸서비스 등 특급호텔들의 프로모션은 더욱 파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요가 감소한 상태라 마냥 긍정적인 트렌드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행시장에서는 한달살기와 같은 장기 여행이 화두였다. 업계는 코로나19로 근교여행, 당일여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장기 숙박의 수요는 목적이나 형태가 달라졌을 뿐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휴가를 내지 않고도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상황을 활용하는 이들이 늘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특히 해외에서 장기숙박을 예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현재 특히 인적이 드문 소도시나 소규모 단독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재택근무가 더 활성화된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는 장박 예약이 더 늘었다”라며 “한국 국내 수요도 커지며 금방 매진되는 소규모 숙소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A레지던스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리모델링 수요도 커졌는데,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방시설을 갖춘 레지던스나 아파트먼트를 이용하는 수요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프라이빗한 이미지보다 고급 이미지에 가까웠던 도심 속 특급호텔들은 ‘데이케이션(1일 휴가)’에 초점을 둔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냈다. 꼭 1박을 머무르지 않더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객실을 비롯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라운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 유즈’ 상품부터 출퇴근 시간에 맞게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객실을 이용할 수 있는 ‘워캉스(Work+Vacance)’ 상품 등 가지각색이다. 게다가 데이 유즈 상품들은 입퇴실 시간이 넉넉한 편이라 숙박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24~30시간까지도 머무를 수 있다. 글로벌 OTA 아고다도 지난달 ‘대실’ 카테고리를 추가해 2시간부터 10시간까지 객실을 이용할 수 있는 예약 환경을 선보였다. 하지만 호텔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용률은 미미한 편인 듯하다. 서울 소재 B호텔 관계자는 “지난 8월 경 데이 유즈 패키지를 내놓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맞물려서인지 예약률은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특히 서울 내 주요 명소에 위치한 호텔들은 여전히 고전 중이다. 아예 몇 달째 영업을 중단한 곳도 여럿이다. 외국인 여행객 수요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증발했기 때문이다. 한 호텔 운영자에 따르면 호텔의 손익분기점은 투숙률 약 60%대로 20% 이하로 떨어지면 운영을 중단해야 그나마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하지만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투숙률이 10% 내외여도 최소한의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특급호텔들의 속사정도 비슷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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