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 "노선 재편으로 운임 인상돼 시장 안정”
여행사 "항공사 선택폭 줄어 상품가 상승 우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빅딜이 성사되자 여행업계도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영업 환경과 시장 변화, 여행사별 득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일 전망이다. 사모펀드 KCGI가 지난 18일 법원에 한진칼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하며 인수 합병에 변수가 생겼지만, 앞으로의 변화를 미리 점쳐봤다. 


연관성이 가장 큰 항공 업계에서는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외항사들은 2017년 이후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약화된 수익성 회복을 바라고 있다. 


A항공사 관계자는 “유럽 노선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적항공사, 외항사, 경유 순으로 가격이 비쌌는데 작년에 아시아나항공이 외항사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내놓는 등 출혈 경쟁을 유발해 어려움이 컸다”며 “인수 합병이 마무리된 이후 운항 횟수와 중복 노선 등을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내 스타얼라이언스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빠짐으로써 노선 네트워킹이 느슨해지고 마일리지 활용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행사에서는 다양성 부족을 제기했다. 두 항공사가 중복으로 운영하는 노선의 경우 가격 비교를 통해 상품을 구성하고 판매하는 데 수월했지만, 국적 FSC가 1개로 줄면 선택폭이 좁아지면서 상품 가격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국적기 선호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에 지방 여행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지방 B여행사 대표는 “선택권이 없으면 상품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어쩔 수 없이 대한항공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 보면 FIT, OTA와의 경쟁에서 소규모 여행사가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 판매 규모가 큰 여행사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국적 FSC가 1개라 물량을 몰아줄 수 있고, 좌석 판매가 늘어난 만큼 더 좋은 가격으로 많은 좌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청의 업무 풍경도 소폭 변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행사 진행 시 연락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같은 사소한 것도 신경을 썼는데 두 항공사가 통합된다면 업무 진행시 수월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장거리 운항 국적 FSC가 1개라면 협업 시 항공사가 주도권을 가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GDS 시장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 토파스 관계자는 “항공사 합병만 이야기가 오고가지 토파스, 아시아나세이버 등 자회사의 거취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나온 내용이 없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그래도 토파스의 아시아나세이버 흡수, 세이버 독자 노선 걷기 등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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