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주가는 상승하는데 내년 상반기도 비관적
썰렁한 2021년 사업계획서… “계획도 무의미”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이 조만간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여행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르면 12월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여행업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분위기만으로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난 듯 보이지만 정상적 수준의 여행시장 회복은 여전히 먼 이야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12월10일 백신을 64개 미국 관할구역 전체에 곧장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11월24일 발표했다. 특히 사이판을 포함한 북마리아나제도는 화이자 제약의 코로나19 백신 초기 물량 수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완료되면 12월 초 곧바로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지난 100일 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북마리아나 제도는 11월21일 여행경보 지역 2단계(보통)에서 가장 낮은 1단계(낮음)로 완화됐다. 마리아나관광청은 겨울 전세기 운항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한국 내 확산세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괌의 경우 지난여름부터 진에어가 주1회 괌-인천 노선을 운영 중이다. 괌도 코로나19 백신 초기 물량 수혜지역으로 선정됐으나 괌 현지 확산세가 여전히 좋지 않아 추가적인 항공 운항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괌정부관광청 관계자는 “현재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지만 당장 급하게 항공 공급과 마케팅에 액션을 취할 것 같지는 않다”며 “예산 집행 계획도 대부분 내년 3월 이후로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여행사들도 관망하는 분위기다. 국제 항공노선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재개되지 않는 이상 상품을 세팅하고 판매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고, 또 어떤 상황으로 인해 취소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비용’이다”라며 “자가격리 조치도 풀리지 않은 마당에 아직 해외여행을 판매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백신과 치료제가 동시에 보급돼야 비로소 여행을 하기에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내년 3사분기 정도까지 기다려야 그나마 조금씩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이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말 현재 평상시대로라면 여행사들은 내년 사업계획서를 구상하느라 바쁜 시기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금 부서별로 계획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회사 존속에 대한 큰 틀에서의 계획만 잡고 세부적인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가 시장은 다르다.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이 팽창해 최근 여행 관련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11월26일 현재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주가 모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작년 수준까지 회복했다. 백신 보급으로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된 결과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