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12월말 시행일 및 방안 재협의키로
“불가피한 결정이지만 안타까움 여전해”

최근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홍콩과 싱가포르는 항공 트래블 버블(ATB)을 내년으로 연기하겠다고 12월1일 발표했다. 사진은 CAAS 성명문 캡처 / CAAS 홈페이지 캡처
최근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홍콩과 싱가포르는 항공 트래블 버블(ATB)을 내년으로 연기하겠다고 12월1일 발표했다. 사진은 CAAS 성명문 캡처 / CAAS 홈페이지 캡처

홍콩-싱가포르의 항공 트래블 버블(ATB)이 2021년으로 연기됐다. 관광업 회복을 기대했던 양국 여행업계와 국민들의 아쉬움은 커져가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당초 11월22일부터 상대국 도착 후 14일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양국 정부는 시행일을 2주 미뤘고, 결국 내년으로 연기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은 12월1일 언론 성명을 통해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한 결과 현재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싱가포르-홍콩의 트래블 버블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시행일 및 방안은 12월 말에 재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11월19일을 기점으로 급증해 시행 예정일이었던 22일에는 68명까지 증가했고, 12월3일 기준 100명을 넘어섰다. 이에 홍콩 당국은 12월2일부터 2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했다. 


양국 항공사의 운항에도 제동이 걸렸다. ATB 지정 항공사였던 캐세이퍼시픽항공(CX)과 싱가포르항공(SQ)의 양국 노선 예약율이 트래블 버블 발표 이후 급증했던 터라 관련 업계는 이번 소식이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11월22일부터 30일까지 출발하는 두 항공사의 상대국 편도 항공편은 11월12일에 전부 매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트립닷컴은 트래블 버블 발표 후 3시간 만에 플랫폼 내 홍콩-싱가포르 노선 항공편의 검색량이 200~30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양 항공사는 유연한 취소 및 환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은 각각 11월22일~12월31일과 12월1일~31일 사이 출발 예정이었던 트래블 버블 항공권 미사용건에 한해 수수료 없이 변경 및 환불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업황 회복을 기대하던 양측 관광청의 실망감도 크다. 홍콩관광청 관계자는 “홍콩과 싱가포르관광청 현지 지사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프로모션과 홍보 마케팅 활동에 한창이었기 때문에 이번 소식에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관광청은 해외여행 활로가 막힌 대신 기존에 진행하던 온라인 비대면 홍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콩관광청은 12월4일부터 1월3일까지 ‘2020 홍콩 윈터페스트(Hong Kong Winterfest)’을 통해 가상 랜선투어로 홍콩의 주요 명소 등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싱가포르관광청도 2021년에 ‘다시 만나는 싱가포르(SingapoReimagine)’ 캠페인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포럼,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지 여행업계도 아쉬운 마음은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언론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여행사 다이너스티 트래블(Dynasty Travel) 관계자는 “12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 기간까지 홍콩 여행 패키지 예약을 여러 건 받았는데 협약이 지연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양측 국민들 역시 전염병 확산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결정이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홍콩 시민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홍콩과 싱가포르 간 여행 규칙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고충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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