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3년 전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홈리스 여자와 하우스푸어 남자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계약결혼을 해 함께 살다가, 결국에는 진짜 사랑으로 마무리되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각자의 사정으로 결혼을 망설이는 두 커플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드라마는 어차피 우리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니 서툰 건 당연하다는 전제 아래 진정하고 꾸준한 ‘소통’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올해 여행업계와 정부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이제껏 없었던 가장 위협적인 전염병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두가 막막했다. 방역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라니 업계와 정부, 관계부처 간 소통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상대방을 위한다 생각했던 지원마저도 비판받는 상황에 이르러 아쉬움을 자아냈다.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 지원사업도 삐걱거렸다. 10월 말 예약을 시작한 지 며칠 만에 방역을 이유로 모객 인원을 절반으로 제한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70% 이상을 채워야 겨우 마이너스를 면하도록 상품을 구성했는데, 오히려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손해를 보는 모순적인 상황에 봉착했다. 이 과정에서 참여 여행사와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여행사는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에 실시된 호텔·숙박 업체 예약 50% 제한 지침도 마찬가지다. 정세균 총리의 ‘갑작스러운 3단계는 없을 것’이라는 언급이 무색할 정도로 업체들은 더 큰 날벼락을 맞았다. 어떠한 준비와 대응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방역지침을 전달받았다. 50% 초과 예약에 대해 어떠한 근거로 예약 취소를 알려야 할지 조금의 가이드라인도 없어 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심지어 호텔·숙박은 거리두기 3단계에도 필수 시설로 지정돼 정상 운영이 가능했던 만큼 업체가 느끼는 당혹감은 일반 시설보다 더 컸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통의 부재가 아쉬운 지점이다.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예고했다. 또 2021년에도 코로나19 위기는 계속되는 만큼 여러 지원책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에서도 트래블 버블, 여행 지원사업 등을 요청할 텐데, 2021년에는 진짜 소통을 통해 한 명이라도 더 만족하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한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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