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셧다운 장기화… 2024년에나 회복
덩치 커지는 KE·OZ, 신규 항공사 위기감↑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은 1년 내내 꽁꽁 얼어붙었다. 재무 상황은 더 이상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올해도 항공산업은 쉽지 않다. 버티는 자와 버티지 못하는 자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2021년은 항공업계에서 운명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티는 자와 버티지 못하는 자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2021년은 항공업계에서 운명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티는 자와 버티지 못하는 자의 갈림길에 서게 될 전망이다

●‘빅딜’ 그리고 ‘사면초가’


2021년은 항공업계에서 운명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는 각자도생의 길에서 벗어나 살림을 합치고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대형 항공사 간의 경쟁 구도가 사라지고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LCC 세 곳도 하나로 통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나머지 LCC들의 위기감은 커졌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되면 항공스케줄이나 운영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이게 되고 무엇보다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나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 싸움 구도로 흘러가자 나머지 LCC들의 통합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 상태다. 하지만 재무 상황을 두고 보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우 올해 새로운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규 항공사들의 처지는 더 안타깝다. 지난 2019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가 항공면허를 취득했지만 지난해 실제 운항을 시작한 항공사는 플라이강원에 불과하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를 도입하고 신규 채용을 이어갔음에도 첫 비행기가 뜨기도 전에 일부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2월28일 1년 2개월 만에 국토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를 취득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지만 12월30일 기준 에어프레미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신규 항공사들은 면허 취득 후 2년 안에 취항하지 않을 경우 면허가 취소되기 때문에 올해 3월 안에는 운항을 시작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항공사들마저 위기에 처한 상태라 신규 항공사들이 걸어야 할 길은 더 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디로 올해 항공업계는 ‘버티는 자’와 ‘버티지 못한 자’로 갈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도 여객 수요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여객 공급량은 2019년 대비 30%, 하반기에는 35%에 불과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 아래 사업 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핑크빛은 언제쯤? 


항공산업은 2021년에도 핑크빛으로 전망하기 어렵다. IATA는 2021년 항공사들의 실적을 2019년 대비 약 45%인 4,59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상반기 내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여러 국가들의 국경이 일부 개방된다는 가정 하에 내린 추정치로 언제든 바이러스 상황에 따라 실제 예상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지난해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화물 부문도 올해는 미지수다. 화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화물 사업에서의 항공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률은 떨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IATA는 2024년까지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20년 항공산업은 약 20년 전으로 뒷걸음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여객 수는 약 18억명으로 2019년 약 45억명 대비 60.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3년과 비슷한 규모로 기록돼 있다. 특히 국제 여객 시장이 약 75% 감소해 전체 여객 부문 수익은 2019년 대비 약 3분의1 수준인 1,190억달러로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화물량은 2019년 6,130만톤에서 2020년 5,420톤으로 다소 감소하나 수익 부분에서는 2019년 1,024억달러 대비 153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항공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36%가 될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여객 부문 손실을 상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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