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발 여객 81.1% 감소한 103만명에 그쳐
한국인 희망 여행지 1위, 빠른 수요 회복 기대

세계 관광의 중심 유럽이 2020년 코로나19로 휘청거렸다. 관광업계는 일자리 감소 등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면하지 못했다. 유럽연합(EU)과 각 회원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관광업계 살리기에 나섰고, 작년 12월 말부터 일제히 백신 접종으로 재도약을 시작했다. 올해 면역여권 도입과 3분기 내 집단 면역 형성으로 여행 재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휘청거린 세계 관광의 중심


유럽은 2020년 코로나19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2020년 12월 중순 기준 유럽연합(EU) 27개국 누적 확진자는 1,400만명에 달했고, 누적 사망자도 약 33만6,000명이 발생했다. 7~8월 확산세가 잠잠해지자 코로나19 저위험 국가에 대해서 무비자 단기 방문을 허용하는 등 관광 재개에 속도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8~9월 유럽 내 바캉스 시즌에 방역이 무너지면서 10월 초부터 확산세가 더욱 거세졌다. EU 관광업계의 어려움은 극에 달했다.


EU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유로뉴스는 ‘EU 전체 GDP의 10%를 관광산업이 차지하고,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자리는 2,600만개에 달한다’며 ‘코로나19로 2020년에만 1,000억 유로(한화 약 133조9,580억원)의 피해를 받았다’고 작년 12월23일 보도했다. 어려움에 빠진 관광산업을 위해 유럽 각국은 수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원에 나섰다.


한국 시장의 유럽행 여객은 대폭 감소했고, 운항 노선도 줄었다. 2019년 21개의 직항 노선(전세기 포함)이 운영됐으나 2020년에는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이 빠지며 16개에 그쳤다. 여객은 5배 가까이 줄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통계를 보면, 2020년 1~11월 인천-유럽의 운항 횟수는 전년동기대비 71.7% 감소한 6,715회, 여객 수는 81.1% 줄어든 103만1,779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백신 접종 시작, 빠른 회복 기대


유럽은 작년 말 영국발 코로나19 변종에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했으나 동시에 백신 접종도 시작하며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작년 12월27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대부분의 EU 회원국에서 동시에 백신 접종 소식을 알렸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EU는 올해 9월까지 화이자 백신 2억회분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유럽 인구 전체에 백신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U 국가 대부분이 현재 한국을 포함해 코로나19 저위험국가에서 오는 외국인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 등을 보장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만큼 여행 시장도 급속도로 회복될 수도 있다. 또 접종 여부를 기재한 백신 여권(Vaccine Passport) 개발 작업이 이뤄지는 등 안전한 여행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해지면 한국 시장에서의 빠른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참좋은여행이 작년 11월23일부터 2021년 출발 상품의 예약을 받은 결과 유럽이 전체 예약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내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12월 발표한 결과에서도 42.2%의 응답자가 희망 여행지 1순위로 유럽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등이 우려돼 여행을 꺼린다는 전망이 있음에도 유럽 여행의 매력을 온전히 꺾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 국가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국인이 많이 찾는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부터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일반인에 대한 백신 접종이 빨라야 2분기부터 가능한 만큼 실제 유럽 여행이 활발해질 시기는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관광청의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캐나다와 미국 주요 도시 관광청이 한국 시장에서 역할을 축소하거나 철수한 것과는 반대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영국 등은 한국지사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이탈리아관광청은 1분기 내 국내 여행업계 대상 교육 프로그램 론칭을 앞두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스위스관광청은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채널 등을 활용해 업계 및 B2C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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