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1월20일이면 한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꼬박 1년이 된다. 달력을 보며 ‘여행업의 겨울은 유난히 길어지고 있구나’ 새삼 깨닫는다.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차곡차곡 쌓아온 성장가도는 외생변수 앞에서 초토화되고 말았다. 곧 끝날 거라는 희망적인 기대와 재확산이라는 좌절이 거듭 반복되고 있다. 

지난 1년 간 여행업 관련 데이터를 살폈다. 역시나 마이너스의 연속이었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은 개항 이래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고,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국내선도 지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인해 녹록치만은 않았다. 내·외국인 출입국자 수도 1~11월 80% 이상 증발했다. 2018년 4분기 이후 줄곧 2만2,000건대를 유지하던 여행업 등록건수도 2020년 2분기와 3분기 2만1,000건대로 내려앉았다.

동면에 들어간 여행사도 많았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여행정보센터가 행정안전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공하는 ‘여행사 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20일부터 2021년 1월14일 현재까지 총 1,126개(휴업 189개사, 폐업 937개사)의 여행사가 문을 닫거나 멈춤 상태에 들어갔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폐업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휴업은 135개사가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애써 버티고 있구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확산세와 변종 바이러스 소식에 여전히 답답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트래블버블과 면역여권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면역여권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고,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되고 있다. 14일 정부는 올해 9월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고, 11월 말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아직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차질 없이 계획이 진행된다면 올해 중으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막연한 기대에서 벗어나 보다 뚜렷한 희망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위기 속에서도 여행업은 꾸준히 돌파구를 모색해왔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골프 격리 등 이색 상품도 꾸준히 등장하지 않았나. 새해에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희망적인 얘기로 부디 결실을 맺기를.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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