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새해엔 늘 새해 계획을 세운다. 다이어리 맨 첫 장에 올 한 해 하고 싶은 일들을 적다보면 시작부터 마음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이어리 맨 첫 장에는 ‘가족 해외여행’이 적혀있었다. 올해는 부디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루지 못한 소망을 올해로 넘겼다. 

여행 재개에 대한 간절함은 여행인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업종으로 가기보다는 다시 여행업에서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아요” 고용노동부가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한 ‘여행업 특별취업지원팀’을 직접 찾아가서 들은 첫 마디다. 업계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일수록 떠나지 못하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애정을 갖고 몸담았던 업종을 떠나기가 어찌 쉬우랴. 상반기는 실업급여라는 안전망으로 버티면서 여행시장이 정상화되는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단다. 모두의 열망이 이러하니 타 업종으로의 이직을 지원하던 특별취업지원팀도 여행업 일자리를 물색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자도, 여행인도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이제는 희망을 넘어 보다 구체적으로 여행을 그릴 때다. 인터파크투어는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여행 상품 홈쇼핑을 진행했다. 양국 간 자가격리 해제 후 1년의 유효기간, 국내 호텔 숙박권 변경 가능 등의 혜택까지 더하니 반응은 뜨거웠다. 1차 매출 15억을 기록한 이후, 2차에 이어 3차 추가진행도 앞두고 있다. 막연했던 고객의 여행 욕구를 수치로 확인한 셈이다. 지난 18일에는 태국 골프 격리 여행이 첫 시작을 알렸다. 여정트래블의 ‘아티타야 골프 격리 장박 상품’을 통해 50여명이 태국으로 향했다. 귀국 후 자가격리라는 걸림돌이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3월 출발 상품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모두 팬데믹이라는 안개 속에서 몸으로 부딪히고 도전하며 이룬 성과다. 

여행상품 판매를 재개하면서 업계 교류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항공사, 여행사, 현지 업체 등이 상품 기획과 판매를 위해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업을 이뤄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 내 대화가 고객과의 소통으로 이어져 올해는 모두 막연한 희망이 아닌 ‘안전한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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