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논란의 하나투어…경영진 vs 노조 '평행선'
구조조정 논란의 하나투어…경영진 vs 노조 '평행선'
  • 손고은 기자
  • 승인 2021.03.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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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송미선 대표 첫 입장 표명 “인위적 구조조정 아니다”
한국노총·전국관광서비스노련 및 여당 지도부도 시위 합세
“불법 행위 법적 책임 묻고 불매운동 전개한다” 초강수 예고

하나투어가 첨예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하나투어 김진국·송미선 공동대표는 지난 1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계획에 없다’는 내용과 ‘하나발전협의회와의 논의’ 등을 언급하며 최근 불거진 구조조정 논란에 대해 해명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하나투어 노조는 이틀 후인 17일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맞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노련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최고위원까지 가세했다. 

하나투어는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유급휴직, 6월부터 11월까지 무급휴직을 진행했다. 하나투어 노조에 따르면 총 8개월 동안 하나투어의 고용유지지원금 수령액은 233억원에 달한다. 하나투어는 고용유지지원 최대 기간(180일)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올해 3월까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없는 말 뜻 그대로 급여 0원의 무급휴직 시행에 대해 직원들의 동의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1월 들어 각 부서별로 희망퇴직에 대한 면담을 시작했는데, 하나투어 일부 직원들은 정확한 정리 규모나 대상자 선정 조건 등에 대해 근로자들과 협의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사실상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달 3월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기업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수령하면 이후 최소 한 달은 고용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한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1월 고용유지지원 만료 이후 최소 한 달 이상 고용을 유지했으니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어긋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나투어 직원들은 지난해 1년 동안 고통을 함께 나눈 근로자들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음에도 사지로 내쫓았다고 비난했다. 

일련의 논란 속에 하나투어는 지난 15일 구조조정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처음 표명했다. 김진국·송미선 공동대표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하발협으로부터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과 관련된 회사의 정책과 방향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청받았는데, 이는 최근 들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과 언론보도에 기인한 여러분들의 불안감이 반영되었다 생각한다”며 “하발협과의 논의를 통해 4월 이후 무급·유급휴직 연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노동조합의 교섭요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이어 “경영진은 회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도 덧붙였다. 희망퇴직에 대해 줄곧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7일 하나투어 본사 앞에 하나투어 노동조합을 비롯해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노련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 여행신문CB
지난 17일 하나투어 본사 앞에 하나투어 노동조합을 비롯해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노련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최고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 여행신문CB

하나투어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 지난 17일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나투어 노동조합 박순용 위원장은 “구조조정만큼은 노사가 충분히 대화하고 고민하고 논의한 후 결정할 사항으로, 하나투어는 구성원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구조조정을 철회한 뒤 처음부터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자리에 참석한 관광서비스노련 강석윤 연맹위원장은 “하나투어는 정부와 연맹이 일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각종 지원 대책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전체 인원의 50%에 해당하는 인원을 부당하게 정리해고 중”이라며 “지금이라도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을 통해 해결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자행되어 왔던 각종 불법적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날선 목소리를 냈다. 또 한국노총 100만 조합원과 함께 하나투어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정치권, 사회적 세력들과 연대하여 총력 투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노사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이목이 집중되자 여론도 극명하게 갈렸다. 하나투어 경영진의 입장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그럼 회사가 망해가는데 어떡하냐”, “지금까지 버틴 것도 대단하다” 등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는 한편 또 일부는 “계획적이었던 구조조정”, “이미 다 정리해놓고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니 뻔뻔하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하나투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에도 우려와 의문이 담겨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지금은 시작에 불과한 것 같다”며 “요즘의 하나투어를 보면 어떤 새 그림을 그리겠다는 건지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에는 지난해부터 고용한파가 몰아쳤다. 지난해 NHN여행박사도 직원 1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250여명을 희망퇴직 이름 아래 정리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여행업계 인력 감축 폭풍 속 노사 간 협의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롯데제이티비의 경우 희망퇴직에 관해 근로자 대표를 선임해 약 3주 정도 협상을 거쳐 위로금 등을 정했고, 모두투어도 지난 1월 모두투어 노조와 협상을 통해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유·무급 휴직을 연장하는 데에 합의한 바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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