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티투어+대마도 2박3일] 中
부산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현재의 색을 입힌 여행지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갈치 시장, 흰여울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이초량 이바구길 등이 대표적이다. 옛 모습 원형을 지키면서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벽화를 그리거나 시설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래의 가치와 정신을 유지하는 게 중요 포인트다.
흰여울문화마을은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 촬영지로 활약하는 등 유독 영화와 관련이 깊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 만나는 좁다란 골목들이 옛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메인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변호인>에서 최순애(김영애 역)와 진우(임시완 역)의 집으로 나왔던 촬영지가 마을안내소로 변신해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안내소에 들어서면 큰 창문틀이 사진 프레임으로 활용되는데, 이곳에서 추억 한 컷을 남기려 긴 줄이 형성된다.
다시 걷고 또 걷는다. 뒤를 돌아보니 남항대교와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오후 5시가 넘어서자 붉은 색채의 이불이 바다를 덮었다. 곳곳에 생긴 북 카페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린왕자 벽화가 그려진 곳과 빈티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카페가 특히 인기다. 마을 아래로는 바다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절영해안로가 마련돼 있다. 파도가 바위에 부닥치는 소리를 음악 삼아 거닐어 본다. 무작정 걷다보니 영도대교와 가까워지고 흰여울문화마을과도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다음은 마을과 가꺼운 자갈치 시장에서 허기를 채울 차례다. 부산 지역의 색채가 깊게 밴 음식이 가득하기 때문. 회백밥, 꼼장어, 양곱창 등 선택지가 다양해 막상 한 가지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 수도권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회백밥 식당으로 향한다. 쉽게 말하자면 백반+회가 나오는 구성이다. 광어, 도미 등을 1인분 접시에 준비해 주고, 각종 밑반찬과 밥, 국까지 즐길 수 있는 한상차림이다. 적당히 찰진 식감과 더 진한 맛의 숙성회와 단맛 가득한 쌀밥이 만나 색다른 미식 경험이 가능하다.
부산 글·사진=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