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신고 승인 후 2년 간 자회사로 편입
통합 후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역사속으로
우기홍 사장 "운임·고용 유지한다" 다시 강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계획(PMI)를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 각사 제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계획(PMI)를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 각사 제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에 대한 장기적 밑그림 작업을 마쳤다. 대한항공은 3월17일 인수·통합계획(PMI)을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양사의 저비용항공사 3곳과 지상조업, 시스템, 재무, 인력, 브랜드 운영 등 여러 방면의 통합 계획에 대한 밑그림이 잡혀 있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3월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통합 과정과 계획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기업결합신고를 통한 각국의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3월 현재 터키(2월4일)에서 승인을 받았고 신고 필수 국가(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베트남, 태국, EU, 미국)와 임의적 신고 국가(영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호주)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거나 제출한 상태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현재까지 기업결합신고는 원만하게 진행 중이지만 각국의 승인 시점을 예상하긴 어렵고 올해 안에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업결합신고에 각국이 모두 승인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향후 2년 간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한진칼의 지배구조는 자회사로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손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을, 증손회사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두게 된다. 이렇게 약 2년 동안은 각각 별도의 브랜드로 운영되다가 최종 통합 절차를 거쳐 대한항공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하고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사라지게 되며 3개의 저비용항공사는 하나로 통합될 예정이다. 즉, 승인 시간까지 고려하면 최소 2~3년 후에나 하나의 항공사로 완전히 통합되는 셈이다. 우 사장은 “항공산업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으로 통합하지 않고 별도로 운영할 경우 허브 공항, 기재 운용, 인력 등 여러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에 제한적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합병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통합 후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될 경우 기존의 공급량은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물론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중복 노선을 줄이고 신규 취항지를 넓히면서 지상조업사를 하나로 합쳐 경쟁력을 키운다. 다만 예약·발권 시스템의 경우 토파스와 아시아나세이버는 별도로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들 시스템의 경우 각각 아마데우스와 세이버의 합작으로 만들어져 상호 경쟁을 통해 발전한 만큼 통합보다 별도로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흡수되면 스타얼라이언스에서도 이름이 빠진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 통합 방향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우 사장은 “항공사 얼라이언스의 법률적 제약 등으로 현재 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나 실적, 거래 규모, 단가 등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확인 가능한 시점이 오면 마일리지 현황을 분석해 객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전환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이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운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 화면 캡쳐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이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운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 화면 캡쳐

우기홍 사장은 운임과 고용 유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 사장은 “항공 운임은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가격 이하로만 판매해야한다”며 “완전 경쟁에 가까운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일방적인 운임 인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 2019년과 같은 수준의 공급량을 유지할 예정인데 중복되는 인력은 약 1,200명 수준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양사에서 매년 발생하는 정년 퇴직과 자연 감소율을 생각하면 큰 수치가 아니고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통합 시너지 효과로 연간 약 3,000~4,000억원의 효과를 예상하는데, 통합(2023~2024년) 후 약 2년 후부터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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