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50% 넘은 영국도 해외여행 정상화는 ‘글쎄’
건강한 성인 접종률이 해외여행 마케팅 물꼬 틀 것
트래블 버블도 집단 면역 형성되어야 타진 가능성↑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해외여행 재개의 관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 픽사베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해외여행 재개의 관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 픽사베이

 

이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해외여행 재개로 가는 길목에서 결정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는 마스크 의무가 점차 완화되고 식당이나 카페 등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고, 우리나라 정부도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시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집단 면역 형성 시기가 3분기로 전망됨에 따라 연내 해외여행 정상화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현재 자국민 백신 1차 접종률 50%를 넘어선 영국의 경우 5월17일부터 해외여행 가능, 6월21일부터 일상생활 정상화를 목표로 백신 접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12일부터 이미 테마파크나 공연장, 실내 스포츠 시설, 공공시설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지만, 영국조차도 연내 해외여행 정상화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영국관광청 본청에서는 ‘일상에서의 탈출(Escape the everyday)’ 캠페인을 통해 국내여행을 독려하고 있다. 영국관광청은 “올해 여름 성수기 국내여행 수요를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분위기지만 해외 마켓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예산이 다소 늘어난 것을 보면 올해 영국관광청이 현실적으로 집중할 지역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경우 아직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태라 영국으로 여행을 오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는 전달하지 못하고 뉴스레터나 SNS 등을 통해 현지 상황을 조심스럽게 소개하고 반응을 살피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한외국관광청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해외여행 재개를 손꼽아 기다리는 만큼 한국 내 사회적 분위기와 반응을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해외여행의 주요 소비자인 건강한 성인이 백신을 접종하고 현실적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판단에서다. 한 관광청 관계자는 “본청에 매주 한국 상황을 전달하는데 집단 면역 형성 시기가 늦어 손쓸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대부분의 마케팅 계획을 작년부터 미뤄왔기 때문에 올해 안에는 뭐든 해야 할 텐데 타이밍을 예상하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라고 토로했다. 아예 올해 마케팅 계획을 중단한 관광청도 있다. 또 다른 관광청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PCR 테스트 음성 결과지를 제출하면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올해까진 정상적인 해외여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모든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 버블도 양국의 확산세 현황이나 백신 접종률에 따라 타진 가능한 지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정기편 운항 허가에도 방역당국과의 종합적인 검토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의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주1회 허가했는데, 사이판 현지 확진자 수가 162명에 불과하고 이중 78%가 외부에서 유입된 수준인데다 백신 2차 접종률이 43.8% 이상을 나타내는 등 방역 상 안전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때문에 자가격리 면제를 조건으로 하는 트래블 버블까지 체결되려면 집단 면역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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