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56% 8월 안 여행 희망, 면역 인증서도 변수
내국인 여행만으론 한계 명확, 외국인 관광객 절실

유럽 여행업계가 백신 접종 가속화와 입국 규제 완화를 예상하며 다가오는 바캉스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낙관의 밑바탕에는 지난 6일 발간된 유럽여행위원회(European Travel Commission, ETC)의 분기 보고서 ‘유럽 관광 동향 및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유럽인의 56%가 8월 말까지 여행할 의사가 있으며, 여행 시장 회복의 필수 요소로는 백신을 꼽았다. 백신 접종이 빠를수록 억눌린 여행 욕구가 폭발하며 시장의 급격한 회복을 도울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 전 도입 예정인 EU의 디지털 그린 인증서(Digital Green Certificate)도 해외여행 재개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인증서는 백신 접종 인증 등의 테이터를 저장해 관광객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준다. ETC 에두아르도 산탄데르(Eduardo Santander) 전무이사는 지난 6일 “백신의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입증됐고, 디지털 그린 인증서 또한 예상보다 더 빨리 시행돼 각국 국경을 열게 될 것”이라며 “관광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용 가능한 여행 규칙 제정과 EU 인증서의 신속한 활용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유럽 여행업계가 해외여행 재개를 서두르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과의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ETC는 “유럽 호텔 투숙률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주요 글로벌 시장보다 낮다”며 “강력한 여행 규제 탓에 접종률이 높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시장보다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국, 영국 등 접종 속도가 빠른 국가들이 해외여행 재개에 속도를 내면 유럽 인바운드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5월17일 이후 여행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하자 스페인과 그리스, 포르투갈, 터키 등을 중심으로 영국인의 예약이 급증했다.

반면 백신 접종에도 유럽 여행 시장의 회복은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TC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1월 유럽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85% 감소했으며, 2021년 국제선 운항은 2019년의 4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완전한 회복은 2024년이 돼서야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 

또 백신 수급 문제로 인해 접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여름 휴가철에도 국내여행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ETC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유럽의 국내여행 비중은 전년동기대비 14%p 급증한 69%를 기록했지만, 국내여행으로 버틸 수 있는 국가는 제한적이다. 해외여행 없이 내수만으로 버틸 수 있는 국가는 루마니아, 독일, 폴란드, 핀란드, 스웨덴 정도에 그친다. 

유럽 여행업계가 백신 접종 가속화와 입국 제한 완화 조치를 통해 여름 바캉스 시즌에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칸
유럽 여행업계가 백신 접종 가속화와 입국 제한 완화 조치를 통해 여름 바캉스 시즌에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칸 / 여행신문CB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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