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태국에서 미국행 백신 관광 상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 픽사베이
멕시코와 태국에서 미국행 백신 관광 상품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 픽사베이

4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미국 여행상품이 멕시코, 태국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백신 접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9일 기준 2차 접종까지 모두 완료한 백신 접종률은 미국의 경우 34.16%, 멕시코 7.36%, 태국 0.74%다.

미국의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애리조나주 등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남아 돌기 시작했고,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소진함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접종 대상자 요건으로 거주지 제한을 해제한 결과 백신이 부족한 인접국 멕시코 등지에서 '코로나19 백신도 맞고 미국 여행도 하는' 1석2조의 여행상품이 조용히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 것.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 여행업계는 '백신 보급률이 높은 인접 국가-미국'을 하나의 기회시장으로 포착하고 2021년 3~4월부터 집중적으로 미국 패키지 여행상품을 멕시코인들에게 팔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약 17만 명이 해당 상품을 구매하였으며 상품구매 동기의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초기에는 개인별 예약이 대다수였지만, 차츰 아이들과 노부모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예약이 증가 추세에 있다. 

4월 말 기준 최소 50여개 멕시코 지역 여행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포함한 약 12만 개의 미국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평균적으로 1인당 상품가격은 2만 페소 정도로 이는 약 1,0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 백신 접종비 등이 포함됐다.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멕시코는 여전히 60세 이상 고령자 위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멕시코인들은 굳이 자국 내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릴 필요 없이 가까운 미국으로 건너가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하고 돌아 오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간편하기 때문에 미국행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연령조건만 충족하면 약국(drug store)이나 월마트 같은 곳에서 간단하게 백신 예약/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여행상품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월 한달 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멕시코인은 약 20만7,000명으로 3월(17만7,000명), 2월(9만5,000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인접국 멕시코 외에도 태국의 한 여행사는 미국행 백신 여행상품을 출시했는데, 출시한 첫 날부터 200명이 예약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여행상품은 8~10명 정도의 그룹이 캘리포니아주(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쇼핑을 즐기는 10일 간의 일정 중 단 1회 만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존슨앤존슨 백신 접종을 포함시켜 2,400달러(왕복 항공료 미포함)에 판매됐다. 

 

Our World in Data 내 covid-vaccinations 대시보드 및 Wall Street Journal, Mexico News Daily, CNN 등 현지 언론 종합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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