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인천-제주’…코로나19 특수성 고려해야
신생항공사에게만 거점공항 의무...혜택은 없어

 

에어프레미아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한 막바지 단계에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운항증명을 발급받으면 국내선부터 운항할 계획이다 /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한 막바지 단계에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운항증명을 발급받으면 국내선부터 운항할 계획이다 /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첫 취항을 앞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포-제주 취항을 논의하던 중 거점공항 변경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기존 LCC업계는 에어프레미아가 거점으로 삼은 인천공항이 아닌 김포공항에서 취항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는데, 불운의 타이밍에 운항을 시작하게 된 신생 항공사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3월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했다.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에 이어 가장 마지막으로 첫 날갯짓을 준비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4월 B787-9 1호기를 도입한 이후 6월 현재 시범 비행 등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에어프레미아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 김포-제주 노선으로 국내선부터 운항하기로 최근 논의 중에 있었다. 하지만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 신청 당시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고, 국토부는 각 신생 항공사들이 제출했던 사업계획대로 거점공항을 최소 3년 이상 유지해야한다는 의무를 부여했기 때문에 에어프레미아의 김포-제주 취항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항공사들의 과도한 경계라는 시선도 있다. 인천-제주 국내선 운항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인천-제주 노선은 내항기(국제선 환승객을 위한 국내선 항공편)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반 국내선은 명절과 같은 내국인들의 이동 수요가 많은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운항해왔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서울 및 수도권 수요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국내선의 경우 접근성이 더 높은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수요가 대부분이다.

 

지난 4월 인천-제주 노선 항공통계 /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인천-제주 노선은 한 달 동안 3회 운항됐고 여객은 174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수요가 불확실한 인천-제주 노선을 운항하는 것보다 차라리 주기장에 세워두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웃픈’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기존 항공사들이 인천공항에서 국내선을 거의 운항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았겠느냐”며 “거점 공항 유지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한시적으로만 제한을 완화한다면 납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에어프레미아는 “당초 국내선 운항 계획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당장 국제선을 띄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직 김포-제주 취항은 확정되지 않았고 국제선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기존 사업 계획대로 국제선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항할 예정”이라고 지난 2일 전했다. 

에어프레미아와 ‘면허 동기’인 에어로케이는 형평성 논란을 오히려 비난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신생 항공사들은 거점 공항 유지 의무가 있는 데 반해 기존 항공사들은 모든 국내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하나의 거점 공항을 두고 제한적으로 운항하겠다는 신생 항공사에게 그 어떤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이다”라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7월부터 청주-제주 노선 슬롯을 추가 신청했으나 더 확보하지 못한 채 기존대로 주3회 운항만 지난 1일 허가받았다. 

한편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6월2일 수요일 하루 동안 운항된 김포-제주 노선은 243회로 집계됐다. 에어프레미아는 김포-제주 노선을 일2~3회 규모로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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